▲100달러를 환불받기 위해선 이런 절차가 필요하다. 리베이트에 필요한 모든 것.한나영
하지만 100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는데 그깟 정도의 수고도 못해? 사실 그것은 문제가 안 되었다. 정작 문제가 되었던 것은 새벽 5시에 문을 여는 상점에 어떻게 진입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보통 서너 시만 되어도 진을 치고 기다린다고 하는데 무슨 정성이 있다고 그렇게 일찍 나가나. 걱정이 되었는데 마침 피가 끓고(?) 있는 젊은 딸이 친구와 함께 가보겠다고 했다.
딸은 두툼한 오리털 자켓에 이불까지 챙겨들고 새벽 4시에 나갔다. 가게 문이 열릴 때를 기다려 줄을 섰던 딸은 결국 하드를 손에 넣었다고 전화를 해왔다. 성공이었다. 그런데 딸이 전하는 다음 소식은 또 심란했다.
매장 안에 있던 수십 명, 거의 백여 명 되는 인간들이 물건을 들고 계산대로 향했는데 그 줄이 또 엄청 길다고 했다.
"엄마, 산소가 부족해. 벌써 3시간이나 기다렸어. 이제는 엄마가 자리 좀 바꿔줘야겠어."
딸의 SOS 연락을 받고 이번에는 내가 매장으로 갔다. 딸과 자리를 바꾸는 걸 보고 뒤에 있던 남자가 부러운 듯 말했다.
"좋은 전략이네요. 우리는 지금 3시간 반 정도를 이 답답한 매장 안에서 버티고 있는데요."
"몇 시에 왔어요?"
"5시 조금 전에요."
"그런데 그만한 가치가 있어요? 잠 못 자고 올 만큼이요. 얼마나 절약을 한 거예요?"
"40달러, 50달러…. 대충 200달러 넘게 돈을 절약한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