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영정, 그곳에는 아직도 가을이 남았다

늦가을에 보는 가사문화권의 풍경

등록 2006.11.28 15:51수정 2006.11.2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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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2칸 측면2칸의 팔작집 구조로 한 쪽에 구들방을 넣었다. 가운데 기둥의 보수흔적과 아궁이가 없어진 것으로 보아 몇 차례의 중수과정을 거친듯 하다
정면2칸 측면2칸의 팔작집 구조로 한 쪽에 구들방을 넣었다. 가운데 기둥의 보수흔적과 아궁이가 없어진 것으로 보아 몇 차례의 중수과정을 거친듯 하다이재은
공산(空山)의 싸힌 닙흘 삭풍(朔風)이 거두 부러
떼구름 거나리고 눈조차 모라 오니
천공(天公)이 호새로와 옥으로 꽃을 지어
만수천림(萬樹千林)을 꾸며곰 낼셰이고.


이 글은 정철 선생이 지은 <성산별곡>의 일부이다. 전남 당양군 남면 일대는 무등산에서 흘러내린 맑은 시냇물이 담양 들녘으로 가는 동안에 식영정, 서하정, 환벽당, 취가정 등 많은 정자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원림이라 일컬어지는 소쇄원이 포진해 있는 곳이다.


들어열개문-양쪽 서까래에 들쇠가 있고 여름이면 이 문을 들어 들쇠에 걸어 방을 개방한다
들어열개문-양쪽 서까래에 들쇠가 있고 여름이면 이 문을 들어 들쇠에 걸어 방을 개방한다이재은
지금은 이 정자 아래에 댐을 막아 큰 인공 호수가 생겼는데 주변에 화려하게 지은 많은 먹을거리 집들이 몰려있어 자칫하면 지나치기가 쉽다.

식영정은 임석천, 서하당 김성원, 임진왜란 때의 의병장 고경명(1533∼1592), 송강 정철(1536∼1593)이 교유하면서 학문과 풍류를 즐기던 곳이라 하여 일명 '사선정(四仙亭)'이라고도 한다.

부용당- 식영정 아래에 있으며 화려한 익공구조로 최근에 새로 지어졌다. 마루 밑의 짧은 기둥은 누마루 밑에 있다하여 '누하주'라고 한다
부용당- 식영정 아래에 있으며 화려한 익공구조로 최근에 새로 지어졌다. 마루 밑의 짧은 기둥은 누마루 밑에 있다하여 '누하주'라고 한다이재은
송강 정철의 한시 사선정 친필이 지금도 남아있으며 이곳은 송강이 <성산별곡>을 지은 자리로 더욱 유명하게 되었다.

그 후 식영정은 냇물 건너편에 있는 환벽당과 함께 주인이 바뀌면서 훼손이 심한 것을 1721년경 경종조에 정철의 5대손이 매입하여 중수했는데, 그 후손들이 지금까지 300여 년간을 보존관리 해왔다. 1971년 전라남도가 지방기념물 제1호로 지정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부용정 아래의 연못 - 연못에 두 개의 대리석으로 길게 주춧돌을 놓아 부용정의 멋을 더한다
부용정 아래의 연못 - 연못에 두 개의 대리석으로 길게 주춧돌을 놓아 부용정의 멋을 더한다이재은
이곳 식영정을 나서면 나타나는 시냇물이 창계천인데 여기를 중심으로 하여 지척에 정철 선생이 서하당 김성원과 함께 과거 공부를 했다는 환벽당, 김덕령 장군의 한이 서려 있는 취가정, 독수정, 소쇄원 등이 있다.


부용정의 뒷 모습 - 옆에 있는 건물은 서하당이다
부용정의 뒷 모습 - 옆에 있는 건물은 서하당이다이재은
최근에는 가사문화를 종합하여 정리 보관하고 안내하는 가사문학관이 넓은 주차장과 함께 건립되어 더욱 손쉽게 인근의 문화재를 돌아보며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취가정 가는 길 - 냇물을 건너 100 m 쯤 가면 환벽당과 연이어 취가정이 나온다.
취가정 가는 길 - 냇물을 건너 100 m 쯤 가면 환벽당과 연이어 취가정이 나온다.이재은

덧붙이는 글 | SBS U포터에 송고됐습니다.

덧붙이는 글 SBS U포터에 송고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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