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12월 1일)로 예정된 화물연대 총파업은 결국 피하기 어렵게 됐다.
화물연대는 30일 오전 11시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2월 1일을 04시를 기해 전면 파업에 돌입한다"고 최종 입장을 밝혔다. 실제 파업은 사전 배차거부 등으로 인해 오늘(11월 30일) 오후부터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화물연대의 한 간부는 전화통화에서 "현재 시점까지 정부 및 여당과 아무런 협상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면서 "국회 건교위에 올라가 있는 '주선료 상한제' 법안 처리도 그때(12월1일)까지 크게 진전될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아 파업 돌입은 이제 정해진 수순"이라고 밝혔다.
화물연대가 실제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되자 국내 주요 제조업체 및 물류업계는 초비상이 걸렸다.
국내 주요 제조업체들은 소속 물류회사를 통해 대책마련을 지시했으며, 이에 따라 수출입 운송회사는 파업에 돌입해 항만이 봉쇄될 것을 우려, 미리 가능한 모든 물량을 CY 밖으로 이동시켰다. 일부 대형 물류회사들은 화물연대 조합원이 있는 협력업체 교체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일부 대형 수출입 운송회사들은 이번 파업이 시작되면 운송요율 인상을 단행할 기회로 여기며, 내심 화물연대의 파업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일선 화물운전자들의 동조도 눈에 띄게 늘고 있어 사태 추이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한 대형 운송회사의 영업 관계자는 "이번에 화물연대가 대대적인 파업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화주사를 상대로 요율을 올리기 좋은 기회"라며 "이번에 운송요율이 올라 화물연대도 운임을 더 받고, 운송사들도 악화된 수익성을 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운송사, "파업 계기로 요율 인상해야..."
화물연대에 가입되지 않은 일선 화물운전자들의 반응 또한 대체로 그 특성에 따라 입장이 갈리고 있지만 동조하는 분위기는 역력함에 따라 사태 추이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화물차 휴게소에서 만난 18톤 차량을 운전하는 한 화물차주 박아무개(52·부산)씨는 "화물연대가 있기 때문에 그나마 화물운전자들의 열악한 삶이 세상에 알려지고 있다"며 "가급적 많은 차주들이 당장 눈앞의 이익을 쫓지 말고 동참해야 우리의 현실이 조금이라도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5톤 차량을 운전하는 또 다른 화물차주 김아무개(43·대구)씨는 "우리는 중소형 차량으로 일반 배차를 받기 때문에 컨테이너 운송을 주로 하는 화물연대 요구와 큰 관련이 없지만 그 요구사항에 대해선 모두 공감한다"고 밝혔다.
앞서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파업을 결정한 화물연대는 지난 17일 오전 11시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11월 말까지 요구사항에 대해 정부가 성의 있는 문제해결 노력을 보이지 않는다면 12월 1일부터 '화물연대의 명운을 걸고' 총파업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김종인 화물연대 의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부 여당이 지금까지의 말 바꾸기에서 벗어나 책임 있는 자세로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11월 말까지 정부 여당의 책임있는 당사자들과 충분한 논의가 진행될 수 있길 '마지막으로' 기대하지만 계속 책임회피로 일관한다면 12월 1일부터 모든 역량을 동원해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화물연대 투쟁본부는 "정부와 여당이 지난 2005년 10월 화물연대를 화물노동자를 대표하는 조직적 실체로 인정하면서 표준요율제 및 노동기본권 도입을 적극 도입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전향적 입장 변화에 따라 당시 파업을 철회했으나 결과적으로 '당장의 고비만 넘기고 보자'는 식의 말바꾸기로 일관하고 있다"고 정부와 여당을 강력히 비난했다.
덧붙이는 글 | 물류산업트럭신문(www.trucknews.co.kr) 송고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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