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냥 열심히 사는 개미일 뿐, 훌륭한 사람이 많으니 다른 사람 이야기를 쓰라며 한사코 인터뷰를 거부하던 조계윤 사장. 손님이 기다리니 일부터 끝내야 한다며 부지런히 손을 놀린다.장희용
"부끄러워 할 만도 한데" 아빠 일 자랑스러워하는 아들 있어 보람
바쁜 손을 멈추고 한참만에 입을 연 조 사장. "뭐, 별로 할 이야기는 없고 이번에 상산고 입학하는 우리 아들 놈 이야기나 써줘"라며 말문을 연다. "학원 한 군데 안 보냈는데도 상산고에 합격했다"며 자식자랑으로 먼저 입을 연다. 그 기특한 녀석 얼굴도 궁금해진다.
모의고사 시험지에 이름 대신 '왕자님'이라고 써냈다는 이야기, 차 타이어가 펑크 난 선생님에게 우리 아빠가 전문가이니 가보라고 했다는 이야기, 춤을 어찌나 잘 추는지 같은 반 친구의 학부형이 찾아와 칭찬을 하더라는 이야기… 아빠는 아들 녀석이 얼마나 엉뚱한지 걱정이라며 이야길 하지만 어째 듣기엔 자랑 같기만 하다.
"아빠 하는 일이 부끄러울 법도 한데,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아이들을 보며 사는 보람을 느낀다"는 조 사장. 중앙중 1학년, 3학년에 재학중인 용운이와 성운이도 "아빠 하시는 일이 부끄럽기는커녕, 오히려 자랑스럽다"고 말한다. 정말이지 내가 봐도 기특하다는 생각이 든다.
전주에 있는 자립형 사립고 상산고등학교에 입학 예정인 듬직한 성운이의 꿈은 대통령. 어린 시절 누구나 꾸는 막연한 꿈이 아니다. 유치원 시절부터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는데 "서민들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대통령들이 많지만 실질적으로 서민들의 삶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저는 꼭 서민들을 위해 정치를 하는 대통령이 되고 싶습니다"라고 이야기한다. 서민의 가정에서 성실한 아빠와 다정한 엄마 사이에서 자랐으니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하는 믿음직한 대통령쯤은 문제도 아니지 싶다.
일하던 중 20대 후반에 얻은 시력 장애, 그러나 절망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