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종석 통일부장관이 직원대표와 기자단 대표에게 꽃다발을 받으며 밝게 웃고 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현 정부 자주파의 선봉' '왕의 남자' '북한의 세작(간첩)' 등으로 보수진영에게 불리며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던 이종석 통일부 장관이 11일 퇴임했다.
이 장관은 이날 이임사에서 "아무리 상황이 어려워도 북한과의 대화를 결코 포기할 수 없다"며 "오늘의 안정을 유지하고 내일의 통일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북한 정권의 성격에 대한 판단과 관계없이 그들과 대화하고 화해하며, 필요에 따라서는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6자회담에서 한국이 주도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좁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북핵 문제의 해결없이 한반도 평화정착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우리는 최대한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북한 미사일 발사 때 대내외적 여론과 국제협력을 감안해 북한에 대한 쌀과 비료 지원을 중단한 것은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잠정 중단된 제반 지원이 조속히 재개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북 쌀·비료 지원, 조속히 재개될 여건 마련되길"
@BRI@지난 2월 10일 취임한 이 장관은 통일부 장관으로서는 10개월을 근무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 2003년 현 정부 인수위 멤버로 참여한 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을 3년간 역임하면서 외교안보 정책을 좌지우지했다.
그는 NSC에 발을 들여놓을 때부터 보수 진영의 집요한 공격에 시달렸다. 그가 학자시절 북한에 대한 내재적 접근을 시도하는 등 재독 학자 송두율 교수와 똑같은 입장이라는 것이었다.
지난 2003년 9월 미국의 이라크 파병 요구에 대해 당시 김희상 청와대 국방보좌관은 '다다익선'을 주장했으나 이 장관은 3000명 재건부대안 파병안을 관철시키면서 '자주파의 선봉'이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그가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하던 동안 남북관계와 한미관계에는 그 어떤 정권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많은 현안이 발생했다.
용산 미군기지 이전, 주한 미 2사단의 병력 감축, 개념계획 5029 개편 논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논란, 전략적 유연성 합의,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6자 회담 및 북한의 핵실험 등 하나같이 보혁의 대립이 첨예한 문제였다.
보수 진영은 노무현 정권의 친북반미 정책을 수립하는 핵심으로 이 장관을 지목했다.
보·혁 양쪽에서 십자포화 맞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