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4월 17일 경기 파주시 통일공원 내 '육탄십용사충효탑'앞에서 자유개척청년단원들이 창단식을 열고 있다. 이들은 단지식을 거행하고 태극기에 빨갱이 박살, 자유통일이라는 글씨를 쓰기도 했다.자유개척청년단
@BRI@'백산서당’에서 만든 <청년이 서야 조국이 산다>라는 책이 있었다. 1989년 3월에 나온 책이다. 조진경(가명)씨가 쓴 이 책은 80년대 말~90년대 초까지 운동권 필독서로 유명했다. 이적표현물 혐의를 둘러싼 법정 공방이 진행된 것은 당연한 일.
지은이가 이 책에서 지목한 '청년'은 당연히 펄펄 끓던 당시 운동권 학생들이었고, '서라'는 말은 곧 '떨쳐 일어나'라는 호소였다. '청년'이라는 단어에는 선도, 선봉이라는 수식어가 붙었고 '청년'은 그 자체로 군사독재와 반민주화시대 질곡의 현대사를 헤쳐나간 고유명사였다.
세월이 흘렀다. 강산이 두 번 변할 사이 정권도 세 번이나 바뀌었다. 그리고 2006년, 몇 년 전부터 청년이라는 단어가 다시 보통명사로 돌아오는 듯 하더니 이제는 정 반대 진영에서 다시 고유명사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보수 청년집단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 정부 시절, 남북정상회담을 둘러싼 보수층의 반발기류가 조성되는가 싶더니 참여정부 들어서 이들의 격한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다. 여기에 청년 단체가 앞장섰다. 이들은 2002년 대선을 '2기 좌파정권의 등장'으로 규정하며 목소리를 높이다가 2004년 탄핵 찬성 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이면서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무한전진, 자유사랑청년연합, 자유개척청년단 등의 활동 및 창립과정도 맥을 같이 한다.
이들의 등장은 90년대 청년운동을 대표했던 한국민주청년단체협의회(한청협)의 퇴조, 한국청년단체협의회(한청)의 부진과 맞물리면서 그 영향력을 더해가는 한편, 반핵반김국민협의회 등 다른 보수계층과의 연대를 통해 나날이 그 외형을 넓히고 있다. 이들을 묶는 연결고리는 주로 '북한'과 '김정일' 그리고 '미국'이다.
이들의 구호는 '행동하는 청년보수'다. 그러나 이들은 조직력보다 상징력에 기대는 행동을 많이 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토론회나 세미나 등 사회적 소통을 통한 조직력 강화보다는 길거리에서의 화형식이 더 익숙한 풍경이다.
보수우익 청년단체들이 연대해 설립한다던 대한청년본부, 선진자유연합 등은 여전히 답보 상태다. 역시 비슷한 의미로 창립 계획을 밝혔던 구국청년협의회 역시 아직 그 존재를 알리지 못하고 있다. 청년과 보수가 만나기 위해서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한 것일까.
[무한전진] 북 <로동신문>과 맞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