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주면 '행복'이 찾아옵니다

백마디 말보다 소중한 단 한 번의 포옹

등록 2006.12.19 20:32수정 2006.12.19 20:36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이집트 마라의샘에서 있었던 야외미사 중에서  "당신은 사랑입니다"라고 말하면서 안아주었다
이집트 마라의샘에서 있었던 야외미사 중에서 "당신은 사랑입니다"라고 말하면서 안아주었다정현순

“당신은 사랑입니다. 당신은 희망입니다. 당신은 평화입니다...” 여행 중에 처음 만난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포옹을 하면서 해주던 말들이다. 난 지난번에 갔던 중동여행에서 아주 특별한 경험을 했다. 성지순례위주였던 그 여행은 친구 10명을 빼놓고 인솔자까지 14명은 공항에서 처음 보는 얼굴들이었다.


@BRI@그렇게 24명은 같은 비행기를 타고 우린 8박9일을 함께 행동했다. 가톨릭은 미사 중에 서로 에게 평화의 인사를 하는 예절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말로만 하는 인사가 아닌 “당신은 사랑입니다 .당신은 믿음 입니다”등 말을 해주면서 꼭 안아주었다. 처음에는 정말이지 어색해서 멋쩍은 웃음이 나왔다.

그런 감정은 그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느끼는 듯했다. 그러나 한두 번 해보니깐 서로에게 친밀감이 생겨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5일 동안 계속하니 왠지모르게 눈물도 나오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몇 명에게 물어보았다. “안아 주니깐 기분이 어땠어?” “처음엔 이상하더니 자꾸 하니깐 가슴이 뭉클해지네.”그 또한 공통적인 느낌이었다.

그런데 지난 일요일(17일) SBS스페셜에서 ‘백 마디 말보다 소중한 단 한번의 포옹’이란 프로그램이 방영되었다. 호주시드니의 거리에서 후안만 이라는 청년이 공짜로 안아드립니다. 라는 피켓을 들고 사람들에게 다가갔다. 사람들은 처음엔 낯설어 했지만 하나 둘 그 청년을 껴안고 지나가기 시작했다.

맨 처음 그 청년을 껴안았던 사람은 외동딸이 죽은 지 꼭 1년이 된 어느 할머니. 할머니는 청년에게 다가가 정말 안아도 되냐고 묻고는 조심스럽게 청년을 감싸 안았다. 그러면서 “정말 따뜻하군요. 참 오랜만이야. 이렇게 따뜻하게 누굴 안은 건”또 그를 보면서 자살충동에서 벗어난 소녀도 있다고 한다.

호주 시드니의 거리에 가면 후안만이란 청년은 벌써 2년 반째 거리에서 사람들을 안아주고 있다. 그 모습을 담은 ‘Free Hugs' 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지구촌 누리꾼들에게 큰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또 30여개 나라의 사람들이 각지에서 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Free Hugs'를 행동으로 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처음에 우리나라도 그것은 생소하고 낯설기는 마찬가지처럼 보였다. 시간이 흐른 지금은 조금은 익숙해진 것을 볼 수 있었다. 사례가 방송되었다.

(사례1) 결혼 12년차 된 부부가 있다. 그들은 7년 전 희귀병으로 딸을 잃었다. 딸을 잃은 다음해에 아들이 태어났다. 하지만 아내는 남편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나에게 이런 불행은 없었을 텐데 하며 모든 것을 남편 탓이라 생각하고 살아왔다. 그런 아내는 매사에 의욕도 없었고 남편에 대한 태도는 냉정하기 이를 때 없었다. 남편이 아침에 출근을 해도 배웅도 하지 않았다. 남편과의 대화도 거의 없었다.


그러던 그들이 ‘포옹’이란 프로그램을 실천하면서 결혼 전 연애하던 시절로 되돌아가고 있었다.아침밥을 꼭꼭 챙겨 주는가 하며 둘만의 시간을 갖기도 한다. 딸을 잃은 후, 새로 얻은 아들에게도 그동안 비밀로 해왔던 누나의 진실도 이야기 해주었다. 모든 것을 아내혼자 짊어지려고 했던 무거운 짐을 이젠 남편과 함께 나누어 지게 된 것이다. 그렇게 포옹은 친밀감, 책임감, 따뜻함을 몇 배 나누고 함께해주고 있었다.

(사례2)19년째 교사생활을 하고 있는 이선희 교사는 10년째 평일 하교시에는 한꺼번에 아이들을 안아준다. 그리고 금요일 방과 후에는 한사람 한사람을 안아주면서 친밀감과 고민 등을 짧게 이야기 해주고 있다. 지금 상급생이 된 제자들을 만나면 아이들은 선생님품안으로 뛰어든다. 그러면서 제자들은 “선생님이 안아주면 행복하다. 편안하다. 포근하고 엄마처럼 좋다.”라고 말하고 있다.

(사례3)11년 전, 브라질에서 1분사이로 언니인 카이리와 동생브리엘이 태어났다. 하지만 동생 브리엘은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다. 따로 떼어났던 쌍둥이를 한 인큐베이터에 함께 두었다. 언니인 카이리과 브리엘의 손을 잡기시작하면서 브리엘의 맥박, 호흡등이 모두 좋아졌다고 한다. 그 두 쌍둥이는 장차 간호사가 꿈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상처받는 것이 싫어 돕고 싶은 마음에서란다.


그 외에도 산부인과에는 '코베딩'이란 시스템이 있다고 한다. 조기 출산한 쌍둥이를 따로 놔두지 않고 한 인큐베이터에 함께 두어 둘의 건강상태를 좋아지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그것은 온기와 냄새, 접촉 등을 통하여 같은 형제애를 전달해 주는 것이다. 그렇게 포옹은 숨쉬는 거와 같고 자연스러운 것이다.

호스피스병동에는 오늘도 폐암과 위암, 말기유방암등으로 투병생활을 (죽음을 기다리는) 하는 환자들이 있다. 그곳에서도 ‘백 마디 말보다 소중한 단 한번의 포옹’을 실천 하고 있다. 그들도 따뜻한 포옹을 통해 마지막 죽음의 길을 편하게 맞이하고 있다.

그럼 포옹은 어떻게 해야 할까? 하루 다섯 번 포옹으로 사랑을 전하세요!

1, 서로의 눈을 마주 본다.
2, 충분히 깊게 안아준다.(6~7초)
3,“사랑한다.” 혹은 “당신이참 좋습니다.”라고 마음속으로 반복해서 되뇌어 본다.(포옹 중에는 눈을 감는 것이 좋다)
4, 안는 동안 어떤 이미지를 상상해본다(예 “촛불같이 따뜻하네.”)
5, 귓속말로 “사랑해”라고 말한다.
6, 마지막으로 눈으로 보며 마무리 한다.

한 번,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서로를 꼭 안아준다.
두 번, 남편이 출근할 때 아내가 꼭 안아준다.
세 번, 자녀가 돌아오면 따뜻하게 안아준다.
네 번, 남편이 퇴근하면 수고했다면서 꼭 안아준다.
다섯 번, 마지막으로 잠자리에 들 때 서로를 꼭 안아준다.
(SBS홈페이지 참고)


나는 두 손자들이 놀러오면 현관문을 열자마자 한 녀석 한 녀석 들을 번갈아 가면서 꼭 안아준다. 그것은 내가 그 녀석들을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을 녀석들도 알고 있는 듯하다. 내가 현관문을 열면 큰손자는 팔을 벌려 안아달라고 준비를 하고 있다.

어쩌다 작은 손자를 먼저 안아주면 큰손자는 “할머니는 우협이만 더 예뻐하고”하면서 조금은 토라져 있기도 한다. 그래서 난 의도적으로 큰손자를 먼저 안 아주고 있다. 녀석들이 와있을 때는 하루에도 셀 수없이 많이 안아준다.

그러나 결혼한 딸과 사위, 아들, 그리고 남편은 언제 안아주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아니 사위는 아직 한번도 안아주지 못했다. 생각만 해도 어색하지만 언젠가 사위도 안아봐야겠다. 딸과 아들도 어릴적에는 많이 안아주었느데. 남편도 앞으로는 안아 주는 것을 생활화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처음 시작이 어렵지 그 다음은 어색하지도 이상하지도 않을 것이다. 이 세상에 나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가 내 옆에 함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당신들은 나의 사랑입니다.” 나, 두 팔을 벌려 보리라.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SBS U포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SBS U포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주로 사는이야기를 씁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콩나물밥 이렇게 먹으면 정말 맛있습니다 콩나물밥 이렇게 먹으면 정말 맛있습니다
  2. 2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에 '조선일보' 왜 이럴까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에 '조선일보' 왜 이럴까
  3. 3 박근혜 탄핵 때와 유사...지역에서 벌어지는 일들 박근혜 탄핵 때와 유사...지역에서 벌어지는 일들
  4. 4 유인촌의 문체부, 청소년은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다 유인촌의 문체부, 청소년은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다
  5. 5 사진에 담긴 진실... 이대로 두면 대한민국 끝난다 사진에 담긴 진실... 이대로 두면 대한민국 끝난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