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 입구의 안내판김선태
12지를 지칭하는 동물 중에서 마지막 12번째 돼지는 우리 옛 선인들의 여러 가지 유물들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는 석관묘의 묘석에 새겨진 돼지부터, 어린이들이 즐겨 찾는 돼지 저금통까지 갖가지 돼지의 그림, 모형 등이 모아졌다.
또한 돼지는 우리가 복을 비는 각종 제(祭)에서 희생되는 동물이다. 우리 조상들은 중요한 축하 행사의 제물로 돼지를 잡았고, 심지어는 비를 바라는 기우제에서는 생 돼지의 피를 뿌렸다.
조상들의 무덤에서 나온 작은 돼지 인형들은 옥으로 만들어져 사자(死者)의 손에 꼭 쥐어져 있다. 이 작은 옥돌 돼지는 장옥(葬玉)이라 하여 돌아가신 분의 식량으로 돼지 한 마리를 쥐어 드렸던 것이다. 그러니까 돼지는 우리 조상들의 죽은 후의 양식으로, 각종 축하 행사나 제사의 제물로도 바쳐지는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동물이었다.
그래서일까? 돼지는 우리에게 복을 가져다주는 동물로 인식되고 있다. 지금은 거의 볼 수가 없지만 옛날 동네 이발관이나 음식점 등의 액자 속에는 돼지가 많은 새끼에게 젖을 물리는 장면을 그린 민화가 많았었다. 가정집에서도 가끔 볼 수 있던 그림이다.
우리 국민들은 돼지가 재물(財物)을 가져다주는 동물로 믿고 있다. 로또 당첨자들의 1/3 정도가 돼지꿈을 꾸고 복권을 샀다는 통계도 나왔다.
이번 연말 연시 기간 동안에 조상의 얼이 담긴 민속박물관에서 복을 듬뿍 받아 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