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읽는 앙코르와트

[서평] 비토리오 로베다의 <앙코르와트>

등록 2007.01.02 09:11수정 2007.01.0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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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의 신화와 역사가 고요히 잠든 곳 앙코르와트. 그것을 책으로 보았을 때 실제로 보는 것보다 더한 흥미를 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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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동네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라고 했으니 실제로 가서 보는 것 보다야 책으로 읽는 게 더 나을 것 같지는 않다는 선입견이 들지도 모른다. 허나 방대한 양의 신화를 부조로 새겨 놓은 크메르인들의 수고는 단지 보는 것만으론 이해가 어려울지도 모른다.


더군다나 이 부조 중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당시 크메르인들의 생활인 힌두교에 대해 우리 대부분은 막연한 선입견만을 가지고 있을 따름이다. 아는 만큼 보기 위해서 이 책은 참조할만한 부분이 많다.

이 책은 앙코르와트의 부조들을 소개하는 화보집의 기능도 하고 있지만 그 부조가 무엇을 말해주는가를 비교적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특히 부조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대서사시 '라마야나'에 대해서는 4페이지에 걸쳐 설명하고 있다.

이밖에도 앙코르와트에는 크리슈나 신화, 시바신화, 인드라 신화, 불교신화와 역사상의 사건들을 주제로 한 여러 주제의 부조들이 장대하게 엮여져 있음을 이 책은 부조에 대한 설명으로 보여 주고 있다. 단지 앙코르와트의 외적인 미(美)만 보아서는 놓쳐버릴 부분들을 이 책은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는 셈이다.

이 책은 앙코르와트 속에 있는 이야기를 살펴 볼 수 있는 훌륭한 지침서라고 할 수 있지만 본격적인 앙코르와트에 대한 학술적 도서라고 보기에는 약간의 아쉬움은 있다. 하지만 이는 저자인 비토리오 로베다가 앙코르와트의 '예술적 언어'를 해석하는 데 더 치중한 탓이지 책의 내용이 허술하기 때문은 아니다. 더욱이 국내에서 동남아사에 대해 출판된 책이 적다는 점을 돌아본다면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이 결코 빈약하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라마야마는 어떤 이야기인가

지상에 모습을 나타낸 비슈누의 화신 가운데 하나인 라마(크메르어로는 리암)왕자의 이야기. 여러 판본이 있으나 시인 발미키(기원전 300년경)가 쓴 판본이 가장 인기가 있다. 하지만 앙코르와트의 부조에서 채택한 라마야마의 이야기는 이와는 다르게 지역적 특색에 맞추어 조금 변형된 것이다.

라마야마의 이야기를 요약해 보면, 악마가 세상을 혼탁하게 만들자 비슈누는 인간인 라마왕자로 세상에 태어나 시련을 이겨내고 원숭이 왕자 수그리바와 동맹을 맺는다. 라마왕자는 대군을 이끌고 악의 화신인 라바나가 이끄는 락샤사 군대와 치열한 전투를 벌여 그들을 물리치고 자신의 아내인 시타를 구출한다. 시타와 함께 마지막 시련을 견딘 라마는 개선하여 왕위에 오른다.

앙코르와트

비토리오 로베다 지음, 윤길순 옮김,
문학동네,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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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소설 '고주몽', '홍경래의 난' '처용'을 내 놓은 작가로서 현재도 꾸준한 집필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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