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일출, 상술에 현혹되기 보다 작은 소망 하나 비는 마음이 더 건강하다.강기희
2007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정해년(丁亥年)이다. 지난 연말부터 불기 시작한 '황금돼지' 열풍은 가히 수준급이다. 그동안 여러 의미를 이용한 상술이 판을 쳤지만 황금돼지만큼 위력적이진 못했다. 어쩐 일인지 이런 일은 언론과 방송도 크게 한몫 거든다.
기업들의 상술이 도를 넘어섰다
시중에 황금돼지를 이용한 상품들이 날개 돋친 듯 판매된다고 한다. 실제 황금으로 만든 돼지가 선물용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단다. 기업들의 상술에 넘어간 서민들의 지갑이 술술 열린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마음 편치 않다.
@BRI@새해를 맞으면서 희망을 품는 것은 좋다. 희망을 품는 일은 더 없이 아름답다. 그러나 희망이라는 것이 상품으로 포장된다면 그것은 희망이라 하기 어렵다. 상품으로 포장된 희망을 사기 위해 지갑을 여는 것은 희망을 품는 것이 아니라 희망을 사는 행위에 머물 뿐이다.
희망을 어찌 돈으로 계산할 수 있으며, 그것을 어찌 돈으로 구입한단 말인가. 세상이 뭔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럴 땐 뒤뜰에 촛불 하나 밝혀두고 작은 소망을 비는 예전 우리네 어머니들의 모습이 더 아름답다. 그 촌스런 어머니들의 모습이 더 희망적이다.
2007년이 황금돼지해가 된 연유부터 알아보자. '돼지 해(亥)'는 십이간지상 12년에 한 번씩 돌아온다. 그러나 붉은 돼지해인 정해년(丁亥年)은 60년만에 돌아온다고 한다. 정해년을 '붉은 돼지해'라고 하는 것은 음양오행에서 정(丁)이 불을 뜻하기 때문이란다.
황금돼지해는 붉은 돼지해 가운데서도 음양오행을 더 깊이(?) 풀면 600년만에 한 번꼴로 돌아온단다. 붉은 해가 열 번 겹치는 해가 결국 황금이 된다는 결론은 어쩐지 어설프다. 그것을 믿고 따르는 것은 더 어설픈 일이다.
대한민국에서도 우주인이 탄생하는 시점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이러한 상술적 셈법을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지만 황금돼지해는 복의 해라고 한다. 더구나 황금돼지해에 태어난 아이는 재물 운을 타고난다는 속설까지 있다. 2006년 쌍춘년이 결혼의 해라면 2007년 황금돼지해는 출산의 해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