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첫마음으로 함께 나눈 우리고장 음식

등록 2007.01.02 18:37수정 2007.01.02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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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한정식이 뭐예요?"
"우리나라 음식을 말하지."
"먹고 싶어라."


중학교 1학년인 막내가 묻는 말이다. 그 말에 옆에 있던 언니들이 동조를 한다. 대학원에 다니고 있는 큰 아이도, 대학을 졸업하는 둘째도 먹어보지 못하였다고 한다. 집사람을 바라보니 웃는다. 가족 모두의 의사를 무시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가족 모두가 함께 단합을 하는 것도 좋은 일이었다.

자랑스러운 우리 음식.
자랑스러운 우리 음식.정기상

'처음처럼'

새해 첫날의 의미를 되새기게 되면 만사형통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음력 설날을 지키고 있으니 양력 첫날은 음식점에 가서 온 가족이 함께 맛있게 먹는 것도 좋을 터였다. 새로운 기분으로, 새로운 마음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것도 가치가 있을 것 같았다.

전주는 맛과 멋의 고장이다. 호남평야의 풍요 속에서 여유를 만끽함으로서 자연스럽게 발전한 이 고장의 전통이자 아름다움이다. 전주 도심의 가까운 식당에 가서 가족이 함께 음식을 먹는 것도 좋겠지만, 뭔가 좀 차별화된 즐거움을 맛보고 싶었다. 그래서 생각난 곳이 전북 순창의 한식점이다.

1월 1일 11시30분에 출발했다. 결코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지만 온 가족이 함께 간다는 즐거움이 이 모든 것을 행복으로 바꾸어주었다. 드라이브 코스로는 제격이었다. 옥정호를 바라보며 달리는 도로는 전국 100대 아름다운 도로에 선정이 될 정도로 그 풍광이 뛰어나다.


순창은 청정지역이다. 맑은 물과 발효식품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고장이다. 우리나라 장수하는 지역으로도 이름이 높다. 소박하고 진실한 마음이 음식의 맛을 우뚝하게 만들었을 것이 분명하다. 맑고 투명한 햇살과 세상을 사랑하는 농심이 어우러져 창조해낸 맛의 진수가 감동으로 다가온다.

정기상

"야~!"


아이들의 입에서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우선 음식의 가지 수에 놀란다. 상다리가 휘어진다는 표현을 실감할 수 있다. 어디 그뿐인가. 음식마다 그 독특한 맛이 정신을 몽롱해진다. 아이들은 처음 먹어본다면 야단법석을 떤다. 이런 아이들의 모습을 보라보면서 흐뭇한 마음이 든다.

새롭다는 것은 첫 마음이기 때문에 경이롭다. 처음으로 시작한다는 것은 새로움의 세계에 들어선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랑하는 아이들과 함께 고장의 자랑인 한식을 먹으면서 첫 마음을 다지는 일은 날개를 다는 일이란 생각이 든다. 날개를 펴고 새로운 세상으로 힘차게 날아오르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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