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챙이 국수, 옥수수로 만든 음식이며 그 모습이 올챙이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강기희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 옥수수는 이처럼 약재로, 다이어트 음식으로 혹은 간식용으로, 그 쓰임새가 다양하다. 여행할 때 옥수수 몇 통만 가지고 가면 김밥이 따로 필요 없다. 먹기에 편하니 시간도 절약되고 남부러울 것도 없다.
옥수수로 만든 음식도 많다. 찰옥수수로 지은 밥을 금방 먹으면 쌀밥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차지고 맛있다. 대신 밥이 식으면 숟가락이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단단하게 굳는다.
중학교 시절만 해도 옥수수밥으로 도시락을 싸온 학생들이 많았다. 굳은 옥수수밥을 먹으려면 놋쇠 숟가락 정도는 있어야 가능했다. 단단하기가 벽돌 같다면 믿을까.
옥수수로 밥을 지으려면 옥수수를 맷돌에 갈아 쌀을 만들었다. 찰옥수수가 아니면 밥이 푸석해 맛이 덜하다. 찰옥수수로 지은 밥은 간고등어 구이 하나만 있으면 진수성찬이다.
옥수수로 만든 올챙이 국수는 여름철 별미다. 강원도 정선 지역에서는 올창묵이라고도 부른다. 올챙이 국수는 옥수수를 삶아 맷돌에 갈아 만든 것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이 올챙이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올챙이 국수는 술 마신 다음날 속풀이용으로도 좋다. 소화가 잘되는 음식이라 두어 시간 지나면 또 먹고 싶어진다. 무더운 여름 시원한 올챙이 국수 한 그릇은 더위도 잊게 한다. 아이들에겐 옥수수 알에 치즈를 얹어 요리를 하면 훌륭한 간식이 된다.
옥수수로 빚은 술은 그 맛이 일품이다. 예전 명절날이면 몇 동이씩 옥수수 술을 빚었다. 당시 정부에서는 불법이라 규정했지만 그 일을 막을 수는 없었다. 깊고 그윽한 옥수수 술은 입에 착착 감겼다. 앉은뱅이 술이 따로 없었다.
중학생 시절만 해도 어른들께 세배를 가면 세뱃돈이나 과자를 주기보다 술 상을 내어왔다. 그날만큼은 취해 쓰러진다 해도 허물이 되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맛있는 옥수수 고르는 법을 알려면 강원도 정선으로 가야 한다
옥수수를 좋아하는 사람은 삶는 냄새만 맡아도 삶아지는 옥수수가 찰옥수수인지 아닌지 구분을 한다. 옥수수 농사는 전국적으로 하고 있으나 아무래도 강원도 지역의 옥수수가 맛있다.
강원도 정선 지역에서조차 같은 종자로 농사를 지어도 마을마다 조금씩 맛의 차이를 보인다. 그것은 해발 고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한다. 바람과 기온이 적당하게 어우러졌을 때 비로소 맛있는 옥수수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