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뚤 빼뚤, 썼다 지웠다 한 흔적이 사랑스럽습니다. 역시 놀아줘 대마왕 답게 많이 많이 놀아달라고^^장희용
가진 것 없지만, 이 평범한 행복이 있어 많이 행복합니다
'사랑하는 아빠에게'로 시작한 딸의 성탄 카드. 아직 한글을 다 익히지 못한 탓에 여기저기 썼다 지웠다 한 흔적과 삐뚤삐뚤 쓴 글씨, 그리고 같은 말을 반복적으로 썼습니다. 간혹 맞춤법이 틀린 글씨도 있습니다.
큭큭, 녀석 '아빠 즐거운 메리 크리스마스 보내세요'라고 쓰려고 한 것 같은데 '아빠 즐거운 메리 크리 크리스마스 본내세요'라고 썼네요. 하지만 그래서 더욱더 사랑스러움을 느낍니다.
아마 또박또박한 글씨에 맞춤법 하나 틀리지 않고 쓴 편지라면 이 사랑스러움과 행복함이 조금은 덜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근데, 요 녀석 좀 보세요. 누가 '놀아줘 대마왕' 아니랄까봐 글 끝에 '아빠 나랑 같이 놀아 주세요. 아빠 나랑 많이 많이 놀아주세요'라고 쓰여 있네요.
'놀아달라'는 말을 두 번이나 하고, 그것도 모자라 '많이'도 아니고 '많이 많이' 놀아달라고 썼습니다. 녀석, 얼마나 더 많이 놀아줘야 놀아달라는 소리를 안 하려는지….
요즘 유치원도 방학이라 하루종일 심심한가, 아침에 출근할 때 빨리 오라고 성화입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오늘도 저는 오후 6시 땡! 하자마자 집으로 갈 겁니다. 전 아이들하고 노는 게 참 재밌습니다. 그리고 잠든 녀석들 얼굴에 살며시 볼을 맞댈 때, 이불을 덮어주고 잠든 아이들 모습 바라볼 때 우주보다 더 넓은 충만한 행복을 느낍니다.
때로는 돈이 많으면 참 좋겠다, 행복하겠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지만, 돈보다는 지금처럼 녀석들이 아프지 않고, 맑은 웃음을 잃지 않고, 또 아빠와 엄마와 신나게 노는 지금의 이 평범함이 제일 좋고 행복합니다.
지금의 이 '평범한 행복'이 계속되는 것이 나의 새해 소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