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인사회야 '대선출정식'이야"

박근혜 신년행사에 당내 의원 45명 참석 '세 과시'... '줄세우기' 논란 재점화될 듯

등록 2007.01.03 16:31수정 2007.03.13 09:01
0
원고료로 응원
한나라당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가 3일  오후 여의도에 위치한 자신의 캠프 사무실에서 가진 신년 인사회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한나라당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가 3일 오후 여의도에 위치한 자신의 캠프 사무실에서 가진 신년 인사회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무능한 좌파정권이 종식되지 않고서는 어떤 희망도 미래도 기약할 수 없다."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의원이 3일 1000여 명의 지지자들이 운집한 가운데 사실상의 대선 출정식을 치렀다. 이날 행사에는 최고위원 및 고위당직자들을 포함해 의원 45명이 대거 참석해 '의원 줄세우기' 논란의 불씨를 촉발시킬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이날 행사에서 "대한민국이 도약이냐, 추락이냐의 갈림길에 선 위기 상황에서 저는 다시 나라를 위해 어려운 선택을 하려고 한다"며 "탄핵의 폭풍 속에서 한나라당을 살려내던 심정과 각오로 대한민국을 구해내겠다"고 선언했다.

박 의원은 특히 "현직 교사가 학생들을 데리고 빨치산 추모제를 여는 지경에까지 이르렀고, 폭력시위대의 죽봉에 공권력이 떨고 있다"며 집권 시 국가기강의 확립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언급했다.

"국민들 입에서 '세금' 탄식 안 나오게 하겠다"

@BRI@그는 '작은 정부 큰시장'의 철학 위에서 총출제 등 각종 규제들을 철폐하고 국민의 세금을 필요한 곳에만 써서 "국민들 입에서 세금 아깝다는 탄식이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는 말도 했다. 또한 박 의원은 "국가지도자의 사심과 부정부패가 있는 한 국민화합은 불가능하다"며 분열의 정치를 끝내겠다고 약속했다.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나선 당내외 인사들의 격려도 이어졌다.


영남의 중진 박희태 의원은 "위기에 처한 당을 구했듯이 박 의원이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구할 것"이라고 말했고, 서상기 의원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기 이전에 '박근혜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일부 인사들은 이명박 전 시장을 겨냥해 박 의원을 적극 치켜세우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김용환 상임고문은 "우리는 본선에서 좌파의 네거티브 캠페인에 당당하게 대처해서 반드시 승리를 이끌어낼 지도자를 원한다"고 말했고, 송광호 충북도당 위원장은 "모래판의 장사씨름대회처럼 국가지도자가 여자라서 힘이 없고 남자라서 힘이 있는 것이 아니다"고 박 의원의 지도력을 적극 옹호했다. 청년대표로 나선 허유정씨는 "박 대표는 그 자체로 대한민국이고, 21세기 한국을 이끌어갈 아이콘"이라며 다소 부담스러운 찬사를 던지기도 했다.

이날 오후 신년인사회가 열린 박 의원의 여의도 사무실은 말 그대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지난해 10월 북한 핵실험 사태로 인해 개소식을 취소한 박 의원은 새해를 맞아 성대한 인사회를 준비했으나 당초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혼잡을 피할 수 없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신년 인사회에서 인사말을 끝내자, 박희태 국회부의장, 전재희 현 정책위의장과 김용갑, 이규택, 허태열 의원 등이 박수를 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신년 인사회에서 인사말을 끝내자, 박희태 국회부의장, 전재희 현 정책위의장과 김용갑, 이규택, 허태열 의원 등이 박수를 치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박 의원 측이 대규모 신년인사회를 연 것에 대해 최근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전 시장에게 크게 밀리는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박 의원 측은 이날 후원회 자동응답 시스템(ARS) 전화번호 개통 행사도 열었는데, 휴대전화 마지막 네 자리 수를 '2007'로 정해 연말까지 대선 레이스를 이끌어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당 지도부가 대선 예비주자들의 '의원 줄 세우기'에 대해 여러 차례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최고위원 및 당직자들을 포함해 국회의원과 원외위원장 90여명이 박 의원의 신년인사회에 대거 참석한 것도 짚어볼 대목이다. 박 의원의 '세 과시'가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손학규 전 지사 등 여타 주자들을 자극해 경선 분위기가 한층 과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단 이명박 전 서울시장 측의 경우 외견상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 의원이 당대표까지 지냈기 때문에 상당수 의원들이 신년인사회 참석을 뿌리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추론이다.

다만, 이 전 시장의 조해진 공보특보는 "박 의원의 행사에만 가면 오해를 살 수 있으니 이 전 시장도 유사한 행사를 치러서 양쪽에 다 갔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한 의원들도 있었다"며 "시기가 시기인만큼 신년회 참석이 예민하게 받아들여지는 것같다"고 말했다.

박 의원의 신년회에 참석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다음과 같다.

고조흥 고흥길 곽성문 김기춘 김기현 김무성 김병호 김영선 김용갑 김재원 김충환 김태환 김학송 김학원 문희 박계동 박세환 박종근 박진 박희태 서병수 서상기 신상진 심재엽 안명옥 유기준 유승민 유정복 이계경 이계진 이규택 이상배 이주영 이진구 이한구 이혜훈 전여옥 전재희 정갑윤 정진섭 정희수 진영 최경환 한선교 허태열

박근혜 전대표의 캠프 신년인사회에는 많은 지지자들이 운집해 미처 들어가지 못한 지지자들이 건물밖에서 박 전대표를 기다리고 있다.
박근혜 전대표의 캠프 신년인사회에는 많은 지지자들이 운집해 미처 들어가지 못한 지지자들이 건물밖에서 박 전대표를 기다리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박근혜 전 대표가 신년 인사회를 마친뒤 유정복 의원, 이성헌 전의원등과 함께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신년 인사회를 마친뒤 유정복 의원, 이성헌 전의원등과 함께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김건희 "우리 오빠" 후폭풍...이준석 추가 폭로, 국힘은 선택적 침묵 김건희 "우리 오빠" 후폭풍...이준석 추가 폭로, 국힘은 선택적 침묵
  2. 2 컴퓨터공학부에 입학해서 제일 많이 들은 말  컴퓨터공학부에 입학해서 제일 많이 들은 말
  3. 3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4. 4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5. 5 박근혜 탄핵 때와 유사...지역에서 벌어지는 일들 박근혜 탄핵 때와 유사...지역에서 벌어지는 일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