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사랑이 배어나고정기상
아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간다. 어정쩡한 태도로 인해 아이가 받았을 상처를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웠다. 차근차근 생각해보니, 후회가 앞선다. 아이의 순수한 마음을 존중해주지 못하였다는 사실이 마음을 아프게 하였다. 아이의 얼굴이 눈앞에서 어른거리고 있었다.
아이가 건네준 카드를 다시 들고 자세하게 보았다. 크기가 작아서인지 거기에 써진 글씨 또한 깨알 같았다. 얼마나 작은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돋보기를 가져다 보니 알아볼 수가 있을 정도였다. 글자의 크기는 작았지만, 또박또박 써진 문자에는 아이의 정성과 사랑이 듬뿍 들어 있음을 쉽게 알 수 있었다.
공부를 하느라 정신이 없는 아이였다. 새벽부터 저녁 늦게까지 힘들게 공부하고 있는 모습이 애처롭기만 하였다. 그렇게 바쁜 와중에서도 카드를 직접 만들었으니, 그 정성이 얼마나 대단한가. 시간이 부족하여 카드를 만들고 내용을 쓰는 것을 한꺼번에 할 수가 없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후회하는 마음이 더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