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로 제단 앞에 엎드린 젊은이들최종수
지난 18일(목) 오후 2시경, 여러 야채를 파는 할머니와 꼬막을 파는 아저씨를 지나쳐 녹색신호등을 따라 길을 건넌다.
흰색 횡단선이 끝나는 지점에서부터 할머니와 아주머니들이 동태와 냉이, 귤과 사과 등을 팔고 있다. 인도를 따라 줄지어선 노점상들, 중앙시장 도로변에 위치한 성당에는 사제서품 인파로 술렁인다.
세상을 위해 세상 것들을 버려야 하는 9명의 젊은이들. 성당 뒤편 사제관 앞에서 흰색 장백의를 입고 선배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동반자와 함께 가는 인생길도 쉽지 않는데 홀로 가는 그 길을 축하할 수 있단 말인가. 세상 사람들이 선택하지 않는 길을 가야하는 젊은이들, 그 환한 미소가 거룩하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인류의 구원을 위해 십자가의 길을 가셨던 스승 예수의 길, 그 '착한 목자' 성가를 따라 선배 신부들의 행렬이 시작되었다. 아들을 이웃과 세상에 봉헌한 부모와 가족들의 눈가에 벌써 맑은 이슬방울들이 촉촉하게 맺혀 있다.
"나, 야훼가 너를 부른다. 정의를 세우라고 너를 부른다."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이 선포된다.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노라." 응송 노래에 이어 "그대는 그리스도 예수에게서 들은 건전한 말씀을 생활원칙으로 삼으시오." 사도 바오로의 서간이 봉독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