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남성과의 로맨스로 대리만족을 시킨 <그 여자>SBS
그렇다면, 불륜 드라마의 인기에도 언제나 비평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불륜을 이용하여 시청자들의 감성을 건드리면서 시청률을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사실, 결혼한 부부들이 외도를 하는 경우는 꼭 드라마의 영향이 아니더라도 꾸준히 있어왔다. 물론 드라마의 영향으로 더 많아졌다고는 하지만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누구도 단정 지을 수 없다.
드라마는 현실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허구와 잘 버무려 시청자들의 대리만족을 시켜주는 작용을 한다. 그러한 측면에서 불륜을 소재로 한 드라마를 제작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며, 결혼한 부부들이 이 세상에 있는 한 절대 없어지지 않을 소재이기도 하다.
하지만 불륜 그 자체를 두고 봤을 때,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불륜을 드라마로 끌어와 전개하는 방법이 너무나 선정적이고, 극단적인 것은 문제다. 늘, 아내는 착하고, 불륜을 저지르는 여성은 온갖 악행을 다 하는 여성으로 캐릭터를 이분화하였고, 선악구도의 대결로 이어간다.
또한 내연녀가 아내의 남편을 차지하고자 하는 행동과 에피소드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 그 일례로 <있을 때 잘해>에서 내연녀로 등장한 배영조(지수원 역)의 모습은 지극히 정상적인 모습이 아니다. 악녀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며, 너무나도 극단적인 캐릭터로 부각시켜 상대적으로 아내의 모습을 착하게 만들어 버린다.
그리고 내용 전개 또한 남편이 거침없이 아내에게 자신이 바람을 핀 사실을 이야기하며, 이혼을 요구하는 모습이다. 그것이 실제로 있다고 한들, 그러한 극단적인 모습은 방송에서 여과 없이 보여 진다는 자체는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시청하는 TV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너무하다.
이러한 캐릭터 설정과 내용 전개는 분명 시청률을 의식하는 것이며, 시청자들이 불륜 드라마에 익숙하면 익숙해질수록 그 강도는 날로 높아져만 간다. 그리고 시청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더욱더 자극적인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불륜 드라마가 넘쳐나게 된 것이다. 물론 가족이 해체 속도가 점점 빨리지는 정도를 볼 때 지나치게 허구적인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바람과 이혼이라는 두 가지를 너무나 쉽게 결정해 버리는 TV드라마 속 부부를 보면서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본다면 불륜드라마를 자극적으로만 그려서는 안 될 것이다.
교훈드라마만 있어야 하나
하지만 이에 반해 반론도 만만치 않다. 사실 드라마는 현실과 허구를 적절하게 조화시켜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래서 일단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주고, 재미있게 해줘야 하는 의무도 있다. 그렇다면 시청률이 높다는 증거는 그만큼 시청자들이 재미있게 본다는 이야기도 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불륜 드라마는 드라마로서의 제구실을 다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불륜 드라마를 반대하는 이들에게 찬성하는 이들은 말한다.
"드라마는 드라마 일뿐 현실과 혼동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꼭 교훈적인 교과서에나 나올 법한 드라마만 있어야 하는가?"
이렇게 반문하며 반박하다. 그렇다. 꼭 드라마가 교훈적인 내용을 담고 있을 필요는 없다. 또한 과거와 달리 아내의 홀로서기를 담은 내용들이 많아 오히려 바람난 남편에 의지하지 않은 채 홀로 살 수 있는 방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도움이 된다는 지적도 있다.
이와 함께 30~40대 시청자들에게 무엇이 중요한 부부간의 관계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충분히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며, 그러한 공감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불륜 드라마를 꼭 나쁘게 볼 수만은 없다는 것.
그리고 가장 찬성을 하는 큰 이유는 드라마의 대리만족 부분에서 여성 시청자들이 크게 공감한다는 것이다. 그 예로 <그 여자>에서 남편을 위해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남편이 신경 쓰지 않게 자녀 교육에도 앞장서는 우리 아내와 어머니 그리고 아줌마들. 하지만 그러한 생활에 묻혀 지내면서 한 번쯤 근사한 남자와 데이트를 하고 싶은 욕구는 살아있다.
즉, 아내와 엄마, 며느리, 아줌마 등 타이틀은 많지만 그 보다 먼저인 여성성에 주목을 해본다면 이러한 판타지가 여성시청자들의 대리만족 충분히 하는데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한 측면에서 여성들이 남편의 외도에 잊고 있던 자아의 정체성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며, 이와 함께 남편에 의지하지 않은 채 홀로서기를 하거나, 멋진 남성과의 로맨스는 일반 주부시청자들에게는 해방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불륜 드라마를 꼭 나쁘게만 바라보는 것은 일종의 고정관념일 수도 있다. 이렇듯 불륜 드라마는 끊임없이 찬반 의견이 대립하는 가운데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불륜 드라마의 질적인 부분을 떠나 또 어떻게 변신에 성공하여 어떠한 스토리가 전개될 지도 사뭇 궁금해진다. 하지만 적어도 여성들의 대리만족도 중요하지만 현실에 근간으로 하는 드라마인 만큼 자극적이거나 선정적인 내용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은 삼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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