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정파된 경인방송오마이뉴스 권우성
경인방송 iTV가 정파된 뒤 2년이 넘게 경인지역에 새로운 방송을 만들기 위해 경인지역새방송창사준비위원회 경기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한국의 방송 환경과 중앙정치, 수도권의 지방자치, 시민의식의 복잡한 현실을 절감하고 있다.
경인지역은 지상파 지역 TV방송의 사각지대다. 여기에 경인지역의 1300만 시청자를 위한 새로운 TV방송을 만들기 위해 400여 개의 시민단체와 1만5천명의 시민주 참여자들은 눈물겨운 노력을 계속해왔다.
1차 사업자 선정에서 유찰이라는 곡절을 거친 끝에, 마침내 2006년 4월에 영안모자를 1대 주주로 하여 CBS가 참여하는 '경인TV컨소시엄'이 사업자로 선정되었다. 회사법인도 설립했고 부천에 방송사 사옥도 건축하고 있다. 그런데 마지막 관문인 방송위 허가추천과정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불거졌다.
예상 밖의 '역풍'으로 지지부진한 허가추천
박찬숙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 2006년 10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당시 공동대표이사였던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에 대한 여러 가지 의혹을 제기했고, CBS가 추천했던 신현덕 대표이사는 국회 문광위 회의장에서 백 회장이 미국 스파이라는 의혹을 제기하였다. 충격적인 일이었다. 신 전 대표가 주장한 백 회장에 대한 의혹은 검찰의 수사 결과가 나와야 실체적 진실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BRI@이 일에 대해 한편에서는 컨소시엄에 참여해온 CBS측의 일부인사들이 보도권과 경영권을 장악하기 위한 작업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방송의 역사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컨소시엄에 참여한 업체나 관련자들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를 포함한 창준위 대표단의 방송위원 면담과정에서도 이러한 내부 분열양상에 대한 지적을 받았다.
예상 밖의 역풍을 맞아 경인 새방송의 방송사업자 허가추천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1월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경인지역 시민사회인사 300인과 경기도지사와 경기도의회 그리고 인천시장과 인천시의회까지 방송사업자 허가추천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 뿐 아니라 1월 30일에는 경인지역 국회의원들을 포함한 87명의 국회의원이 경인 새방송 허가추천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역방송의 개국을 염원하는 경인지역 시민들의 끈질긴 노력이 경기도와 인천시의 장벽을 넘어 하나가 되는 계기를 만들었고,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가 힘을 합치고 국회의원까지 합류하는 하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모두 초유의 사건이다.
새로운 지역방송은 기존의 다양한 시민 미디어운동과 연계하면서 자리를 잡아 갈 것이고 한국 방송사는 물론 한국 언론사의 자랑스러운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경인지역 새방송 창사준비위원회 일원으로 방송위원과 면담도 했다. 방송위가 지역방송 사업자의 선정 및 허가추천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위원들은 대통령과 여야 각 정당에서 추천된 9명의 위원으로 구성되어 방송과 관련한 주요 결정을 하는 독립기관이다.
그런데 방송위원 중에 지역을 대변하는 위원이 없다. 그래서 중앙과 서울이 아닌 지역에 대한 이해와 주민참여의 필요성을 실감하는 분위기가 없었다. 그 때문에 '서울 외에는 사람이 살고 있지 않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방송위원이 중앙권력의 배려와 추천으로만 이루어지는 중앙 중심의 인사라는 문제점 때문이다. 지방분권을 표방한 참여정부의 노무현 대통령도 이전 정부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방송위, 더 이상 추천 미루지 말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