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처남댁과 장인 어른장승현
그런데 압권이 나를 보더니 맘에 안드는지 옆에서 도와주는 도우미 아가씨한테 뭘 가져오라고 시켰다. 발판이었다. 키가 작은 내가 한 10센티 정도 높여주는 발판을 딛고 서야 겨우 내 위치가 잡히는가 보았다.
사진을 찍고 나서 문제가 생긴 건 그 사진관의 로비에서였다. 사진관이 일반 결혼식장 만큼이나 붐비는 곳이었다. 큰 처남이 미리 예약했던 액자와 지금 있는 액자가 차이가 난다고 여직원과 논쟁을 하던 중이었다. 큰 처남이 예약한 건 엔틱 분위기의 아주 고급스런 액자인데 여직원이 권하는 건 일반 플라스틱 모양의 썰렁한 액자였다.
이유는 예약했던 액자가 요즘에는 물건이 안 나온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플라스틱이 고급스럽다고 그걸 권하는 것이었다. "이거 너무하잖아요? 처음에는 사진 사이즈가 예약할 때와 다르더니 이번에는 액자가 또 다르네요?"
큰 처남이 점잖게 따지고 있었다. 그러자 여직원이 무조건 플라스틱 액자가 고급스런 액자이니 그걸 선택하라고 강요했다. 이 정도 되면 성질 급한 내가 안 나서면 속병이 날 것 같았다.
"아니 아가씨 왜 우기고 있어. 처음 예약한 걸로 하겠다는데 왜 안 된다는 거여?"
"그게 아니라 여기 고급스런 액자로 하면 안되냐고 물어본 거죠…"
큰 처남은 그래도 큰 소리를 치지 않고 있었다. 그냥 아무거나 해 달라고 했다. 옆에 있던 나는 화가 치밀기 시작했다.
"여기 사장 어디 있어. 이거 뭐 이딴 곳이 다 있어. 사기 아녀. 사기, 처음에 예약했던 사진 사이즈도 아니고 액자도 이런 식으로 바꾸고…"
그러자 사장이라는 남자가 왔다. 그와 큰 처남은 전에 여직원과 했던 논쟁을 똑같이 하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사장이라는 사람이 하는 말이 "손님 너무하십니." 그 말에 난 머리가 획 돌아버리고 있었다. "아니, 뭐라고 우리가 너무하고 있다고? 이런…"
거의 욕이 나올 지경이었다. 큰처남과 처갓집 식구들이 날 말리고 있었다. 나도 차마 처갓집 식구들이 있는 곳에서 더 이상 나설 수는 없었다. 더 이상 나섰다가는 괜히 일이 커질 것 같아 큰 처남이 하는 대로 맡길 수밖에 없었다. 결과는 그냥 사장이라는 사람의 사과를 받고 그냥 그 사장이 알아서 좋은 걸로 해주기로 하고 일을 마무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