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투호텝 3세의 장제전 입구이승철
뱀처럼 조각한 지팡이며 우리들이 쓰는 것과 비슷한 모자들도 보인다. 아랍특유의 문양으로 염색한 스카프며 무덤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본떠 만든 조각품들 그리고 기괴한 모양의 마스크(탈)를 파는 가게들도 있었다.
"싸요! 싸요! 빠리빠리 오세요?"
이게 무슨 소린가? 깜짝 놀라 돌아보니 아랍상인 한 명이 우리들이 한국인임을 알아보고 우리말로 호객을 하는 것이 아닌가.
"어, 저 사람들 웃기네, 우리말을 하잖아?"
그런데 그 정도로 끝이 아니었다.
"항개에 이천언! 항개에 이천언! 싸게 팝니다. 빨리빨리 오세요?"
이 아랍상인은 좀 더 정확한 발음으로 우리 화폐 단위까지 말하고 있었다.
"어라! 저 사람 언제 우리말을 배웠지? 저 정도까지 하는데 한 개 팔아줘야지."
마음씨 착한 여성 일행 한 명이 2달러를 주고 하얀 면 스카프 한 개를 사는 것이었다. 그 일행이 스카프를 사서 손에 들고 나오자 바로 옆 가게 상인이 부럽다는 듯 바라보다가 큰 소리로 떠든다.
"꼬레아! 넘버원!, 또 오세요? 마니마니 사세요."
이게 웬 말인가? 그들은 어느새 우리들이 알고 있는 것 이상으로 한국인들에게 익숙해져 있었던 것이다. 그래도 우리 한국과 한국인들이 최고라니 기분은 나쁘지 않다. 그러나 근처를 걸어 나오던 다른 외국인들은 머쓱한 표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