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 얼음꽃이 피었다.한나영
지난 19일은 미국의 공휴일인 <프레지던트 데이>. 관공서는 대부분 문을 닫았다. 하지만 이 지역 일간지에는 공휴일에 문을 여는 기관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주로 학교였다.
공휴일이면 학교도 문을 닫는 게 원칙인데 왜 열었을까. 그리고 관공서 가운데에도 일부는 문을 열고. 바로 눈 때문이었다.
제발 눈 좀 와라
일기예보에 의하면 지난주 화요일부터 이 지역에는 폭설과 우빙이 예고되어 있었다. 그런 까닭에 선생님과 학생들은 내심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되는 <스노우데이>를 기대하고 있었다.
지난 월요일 오후, 집에 온 두 딸들도 표정이 상기되어 있었다. 예정대로 눈만 와주면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되니까.
기다리던 눈은 월요일 저녁까지도 오지 않았다. 초조해진(?) 아이들은 현관문을 자주 열어보며 눈이 오는지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하지만 하늘은 말짱했다. 일기예보대로라면 월요일 저녁부터 폭설이 내려줘야 했다.
그런데 아무런 기별이 없자 아이들은 기우제가 아닌 '기설제' 노래를 부르기까지 했다. '렛잇 스노우(Let it snow). 렛잇 스노우. 렛잇 스노우'.
그러다 밤이 되면서 눈이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폭설로 이어질 것 같지 않은 시원찮은 눈이었다. 아이들은 걱정을 하면서 잠자리에 들었다.
"눈이 제대로 내려줘야 학교에 가지 않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