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4주년을 맞아 27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소속 16개사와 합동인터뷰를 가졌다. 이날 사회를 맡은 김미화씨.오마이뉴스 이종호
한편, 이날 인터뷰에서는 김미화씨의 원활한 진행이 눈길을 끌었다.
김씨는 본격적인 인터뷰를 시작하기에 앞서 "사회를 봐달라고 할 때 깜짝 놀랐다, '혹시 손석희씨 전화번호를 잘못알았나, 내가 손석희씨보다 컸나'고 생각하기도 했다"며 우스갯소리를 건넸다.
이어 "김미화가 정치, 경제, 사회를 잘 모르니 나처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알아듣기 쉽게 편안하고 솔직한 대화의 장을 열자는 바람으로 날 부른 것 같다"며 소감을 밝혔다.
김씨는 인터뷰 내내 '솔직한 대화의 장'을 열기 위해 노력했다.
인터뷰 초반, 노 대통령이 최근 논란이 된 진보 논쟁에 대해 "오늘날의 매체를 보니 국민들은 간 데 없고, 누구에게 유리하냐 불리하냐만 있다"면서 "정치적 저의 같은 건 없다, 나의 논쟁은 대선과 상관없다"고 토로했을 때다.
김씨는 "국민들이 진심 몰라줘서 섭섭한가"라며 노 대통령의 속내를 끌어내려고 했다. 이에 노 대통령은 "진심을 몰라줘서 섭섭한 것보다는 소통하기 어려워서 갑갑하다는 느낌은 든다"고 화답했다.
다음은 진행 중 돋보였던 장면.
[장면 1] 개헌안 발의에 대한 질문이 나왔을 때 노 대통령은 "왜 지금 개헌하면 안 되나" 반문한 뒤 "패널로 나오신 분 중에서 혹시 누구라도 말해보자, 오늘 즉석에서 한번 토론해 보자, 아주 중요한 문제다"며 멍석을 깔았다.
이어 한 패널이 "국민들이 전혀 공감대 느끼지 못한다"고 논쟁에 불을 지피자 노 대통령은 "(개헌에) 공감대가 없는 것이 아니고 지금 하자는 것에 대해 공감대가 없다는 것이다, 왜 지금 안 되느냐는 것을 이야기해보자는 것이다"며 맞섰고 순간 영빈관엔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이에 김씨가 "(지금 이야기는 안 되고) 내일 신문에서 나올 것 같다"며 웃음짓자 노 대통령과 방청객의 얼굴에도 미소가 돌았다. 노 대통령은 "저는 우리 사회가 이래도 좋으냐는 이야기를 해보자는 거다"라며 말을 이어갔다.
[장면 2] '올해 대선에서 어떤 아젠다가 선거 쟁점이 될지, 그리고 올 대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노 대통령은 "대선쟁점은 현재 대통령이 말하는 것보다 그 시기 공론이 대선 쟁점을 이끌어 줘야한다"고 대답했다.
이어 "정치를 잘 알고 가치를 말하고 정책을 말하는 사람, 가치 지향이 분명하고 정책적 대안이 분명한 사람이 차기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특히 정치를 좀 알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의 답변이 끝나자 김씨는 "꼭 집어 누구라고 하면"이라면서 자신의 궁금증을 솔직히 털어놨다. 이에 노 대통령은 "그러면 제2의 탄핵이"라고 대답해 방청객이 웃음을 터트렸다.
[장면 3] 노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율이 떨어진 이유 중 하나로 연이은 '말 실수'를 거론했다. 노 대통령은 "집사람이 '말 실수 좀 하지 마세요'라고 할 정도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김씨는 "국민들이 대통령을 '의기소침한 대통령'으로 본다"고 운을 뗀 뒤, "아직 1년이라는 긴 시간(임기)이 남았다, 남은 기간 '열정적인 대통령'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충고했다.
김씨 말에 방청객에서는 박수가 터져나왔다. 노 대통령은 미소를 띈 채 고개를 끄덕끄덕 하며 "앞으로 자신만만하게 일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석가는 영웅도 아니고 신도 아니지만, 다만 허리가 아프면 '아프다'고 말하는 등 솔직한 모습을 존경 받았다더라"면서 "흉내 좀 내보려 했는데 잘 안되더라"고 말 실수의 '진짜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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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기소침한 대통령 아닌 열정적인 대통령 돼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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