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략 사죄' 비석 싣고 부산에서 판문점까지

한·미·일, 전쟁희생자 추모 위해 '스톤 워크 코리아 2007'... <요코이야기> 저자도 참여할 듯

등록 2007.02.28 17:32수정 2007.02.28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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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배재대학교 학술지원센터에서 '국제반전평화순례-스톤 워크 코리아 2007'을 알리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최정의팔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 소장이 "한국도 일본처럼 베트남에서 평화순례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있다.
28일 배재대학교 학술지원센터에서 '국제반전평화순례-스톤 워크 코리아 2007'을 알리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최정의팔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 소장이 "한국도 일본처럼 베트남에서 평화순례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있다.허환주

한국, 일본, 미국 시민들이 5월 1일부터 6월 15일까지 46일 동안 "전쟁에서 희생된 무명의 시민을 위하여"라는 문구가 적힌 무게 1톤의 비석을 수레에 싣고 부산부터 판문점까지 도보로 행진한다.

'국제반전평화순례-스톤 워크 코리아 2007'에서는 일본의 침략과 식민지 지배에 대해 한국과 아시아 국가에 사죄하고자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 '국제 반전평화순례-스톤 워크 코리아 2007'은 평화시민연대, 시모노세키 시민의 모임, 피스 아비 등 한·미·일 3국의 40여개 단체로 구성돼 있다.

@BRI@28일 오전 11시 서울 배재대학교 학술지원센터에서 열린 '국제반전평화순례-스톤 워크 코리아 2007' 기자회견에는 일본에서 반전활동을 하고 있는 시민단체 대표들이 참석했다. '스톤 워크 코리아 2007'의 취지를 알리기 위해서다.

히로세 마사히토 나가사키증언모임 대표위원은 "스톤 워크 계획을 보고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고 운을 뗀 뒤 "일본이 한국 사람들에게 저지른 일을 사죄하고 동시에 전쟁에 희생된 사람들의 혼을 위로하고 싶다"며 행사 배경을 설명했다.

'스톤 워크 코리아 2007'은 5월 1일 부산 민주공원을 출발해 김해, 밀양, 광주를 거쳐 6월 15일 판문점에 도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토 칸지 '신니테츠 전 징용공문제를 추궁하는 모임' 회원은 "일본 정부가 북한의 일본인 납치 사건을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외부의 적을 만들어 민족주의를 조장하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일본 정부가 그런 행위를 통해 침략 전쟁을 미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의 대북적대 정책을 반대하고 그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행진의 최종 목적지를 평양으로 계획했다가 현 상황에서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돼 결국 북한과 가장 가까운 판문점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2005년 여름, 원폭으로 희생당한 사람을 추모하기 위해 시민들이 일본 나가사키에서 히로시마까지 1톤의 비석을 끌며 행진한 '스톤 워크 인 재팬 2005' 행사 모습. 이 행사에는 일본인 1500명과 미국인 수십 명이 참가했다.
2005년 여름, 원폭으로 희생당한 사람을 추모하기 위해 시민들이 일본 나가사키에서 히로시마까지 1톤의 비석을 끌며 행진한 '스톤 워크 인 재팬 2005' 행사 모습. 이 행사에는 일본인 1500명과 미국인 수십 명이 참가했다.스톤 워크 코리아 일본실행위원회

"한국군 손에 희생된 베트남전 피해자 등에 대해 고민하는 자리 돼야"

이번에 한국에서 열리는 '스톤 워크'는 여섯 번째 행사다. 1999년 미국에서 시작한 '스톤 워크'는 2005년 일본에서 5회를 맞이했다. 미국 시민단체 '피스 아비'에서 시작한 이 운동엔 무거운 돌을 한 사람의 힘으로 움직일 수 없듯이 평화운동도 여러 나라 시민들과 천천히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도가 담겨있다.


피폭 60년이던 2005년엔 원폭으로 희생당한 사람을 추모하고자 1톤 무게의 비석을 끌며 나가사키에서 히로시마까지 약 600km를 행진했다.

'스톤 워크 인 재팬'에 참여했던 이토 칸지씨는 당시 매우 감동적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토 칸지씨는 "'스톤 워크 인 재팬'이 단순히 평화를 기원하는 행사인줄만 알았으나 그것이 아니었다"며 "원폭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일본인에게 진심으로 사죄하는 미국 시민들의 모습을 보고 감명 받았다"고 당시 느낌을 설명했다.

히로세 마사히토 대표위원은 '스톤 워크 인 재팬'을 계기로 올해 '스톤 워크 코리아'를 준비하게 됐다고 밝혔다. 히로세 마사히토 대표위원은 "일본인들에겐 전쟁 때문에 고통 받은 아시아인에게 사죄하는 마음이 있다"며 "이런 마음으로 스톤 워크 행사를 진행하면서 교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행사를 통해 한국에 사죄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현재 일본에서는 후쿠오카현 이이츠카시의 무궁화당에서 키타규슈시의 오다야마묘지까지 '사전 스톤 워크 코리아'를 준비하고 있다. 무궁화당은 치쿠호의 탄광에 강제 연행돼 죽은 한국인을 추모하는 곳이고, 오다야마 묘지엔 고국으로 돌아가다 조난당해 죽은 한국인들이 안치돼 있다. 한국인이 관련된 상징적인 장소를 3월 24일부터 25일간 행진함으로써(46km) 일본인의 사죄하는 마음을 모으고자 하는 취지다.

강제숙 평화시민연대 대표는 이번 행사와 관련, "단순히 손님이 오니까 맞이한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군의 손에 희생당한 베트남전쟁 피해자, 6·25 피해자들에 대해 주체적으로 고민하는 자리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방 공간에서 한국인을 가해자, 일본인을 피해자로 묘사해 지난 1월 논란을 불러일으킨 <요코이야기>의 저자 요코 가와시마 왓킨슨씨가 이번 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요코씨는 2월 초 <중앙일보>와 한 서면인터뷰에서 "일본 평화단체가 '스톤 워크 코리아 2007'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며 "5월 1일부터 그들과 함께 한국인들에게 더없이 깊은 사과를 하고자 하며 한국과 아시아, 세계를 잇는 평화의 다리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강제숙 평화시민연대 대표는 28일 통화에서 "요코씨가 행사에 참석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공식적으로 들은 바 없다"고 말한 뒤 "(하지만) 정치, 종교 등을 떠나 누구나 이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참가비는 없으며 참가 기간은 하루부터 전 코스 일정까지 다양하게 정할 수 있다. 참가 신청이나 문의는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된다.

덧붙이는 글 | 홈페이지 kr.blog.yahoo.com/peacewalkkorea

덧붙이는 글 홈페이지 kr.blog.yahoo.com/peacewalk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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