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시나이 길 삼거리의 검문초소이승철
잠시 후 정말 멋진 풍경들이 나타났다. 모래사막을 잠깐 달리자 앞쪽으로 시루떡을 잘라놓은 것 같은 산과 깊게 파인 골짜기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와! 정말 작은 그랜드캐니언 같구먼."
여행을 많이 한 일행 한 명이 감탄을 한다. 그는 몇 년 전에 미국관광을 갔을 때 헬리콥터를 타고 그랜드캐니언을 돌아보았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일대를 시나이캐니언이라고 합니다. 작은 그랜드캐니언이라고도 부르지요."
시나이캐니언은 규모나 높이는 작았지만 정말 멋지고 신비한 모습이 작은 그랜드캐니언이라고 할만했다. 그런 멋진 지역을 벗어나자 잠시 후에는 정말 바위에 색칠이라도 한 것처럼 다양한 빛을 띤 바위산들이 나타났다.
"히야! 저 바위산들 좀 봐! 정말 누군가가 페인트칠이라도 해 놓은 것 같네."
르비딤 골짜기에서도 비슷한 풍경을 잠깐 보았었지만 이쪽은 그 정도가 더욱 심했다. 정말 누군가가 거대한 붓으로 물감을 칠해 놓기라도 한 것 같은 색감이었다.
도로는 이쯤에서부터 내리막길이었다. 버스는 계속해서 내리막길을 달렸다. 갑자기 귀가 먹먹해진다. 그러고 보면 그동안 우리가 여행했던 지역은 고도가 상당히 높은 지역이었던 모양이다. 버스는 그렇게 한참 동안 내리막길을 달렸다.
"저 앞쪽을 보십시오. 바다가 보이지요. 아카바 만입니다. 저 누에바 항에서 여러분들은 요르단으로 가는 배를 타게 될 것입니다. 저는 일단 여기까지만 안내해 드리고 다음에 돌아오실 때 다시 뵙게 될 것입니다."
가이드가 안내하는 앞쪽 저 멀리 바다가 잠깐씩 얼굴을 드러냈다가 사라진다. 도로가 구불구불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곳 누에바 항에서 이스라엘로 가지 않고 요르단으로 먼저 들어간다고 한다. 시리아에 입국하려면 이스라엘을 경유해선 안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