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4월이후 정상회담 추진은 내 의견"

동행했던 이화영 "총리는 그렇게 밖에 말 못하는 거고..."

등록 2007.03.12 20:56수정 2007.03.13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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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5박6일 간의 방북 및 방중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이해찬 전 총리의 표정은 밝았다.

이 전 총리는 귀국직후 귀빈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방북 결과에 대해 "북측이 전불자(전쟁시기와 그 이후 행방불명자) 문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며 "전향적으로 태도를 바꾼 것은 큰 변화"라고 추켜세웠다. 하지만 관심이 집중된 남북 정상회담 논의 문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 전 총리는 남북 정상회담 논의와 관련, "2·13 이행계획이 순조롭게 이루어질 경우 4월 이후에 한번 (정상회담을) 검토해볼 수 있겠지만 그것은 내 의견"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정상회담에 대해 공감대를 이루었다는 얘기는 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언론에 보도된 이화영 의원의 '공감대 발언'에 대해서도 "이화영 의원의 표현을 모르겠지만 제가 말한 얘기 들으면 된다"며 "제가 당사자로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나 얘기를 나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을 위한 특사가 아니냐는 보도에 대해서도 "김 전 대통령은 제가 지난 2000년 방북 때 특별수행원으로 갔었고 남북문제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지고 계시기 때문에 당연히 인사드리고 가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며 "김 전 대통령의 안부를 전했고 (북측의)안부도 전해드리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이 전 총리는 조만간 주한 미국대사관, 통일부 등을 방문해 전불자 문제 등과 관련한 북측의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12일 오후 5박6일 간의 방북 및 방줄 일정을 마치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이해찬 전 총리
12일 오후 5박6일 간의 방북 및 방줄 일정을 마치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이해찬 전 총리오마이뉴스 박정호

"총리는 그렇게 밖에 말 못하는 거고…"


하지만 이 전 총리와 동행했던 이화영 열린우리당 의원은 이 전 총리가 방북 결과 보고를 위해 당사로 떠난 뒤 기자들과 만나 "총리께서는 그렇게 밖에 말씀 못하는 것"이라며 "북측이 적절한 시기에 남북 정상회담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앞으로 협상 결과를 봐가면서 자연스럽게 남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반드시 필요하다. 왜냐하면 남북 당사자 간에 6자회담의 성과를 바탕으로 양국의 정상이 필요한 협정을 맺는 절차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정상회담은 자연스러운 흐름이 아니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북한도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면서 "남북 정상회담이 대선을 앞둔 이벤트라고 시야를 모아가고 있다"고 지적한 뒤 그것보다는 지금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국제 정서가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남북 정상이 회담을 해야하는 필요성이 자연스럽게 대두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사실상 이 전 총리가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특사 역할을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유기준 대변인은 이날 현안브리핑을 통해 "이 전 총리가 북한으로 출국하기 직전에는 아직 정상회담 문제를 거론할 단계가 아니라고 하면서 "내 볼일 보러 간다"고 했지만, 정작 북한에 가서는 정상회담 추진 일정을 거론한 것 자체가 사실상 특사 역할을 수행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 대변인은 "이 전 총리는 '비밀주의'와 '일방주의'에서 벗어나 국민들에게 방북결과를 명백히 설명하고 동의를 얻어야 한다"며 "이렇게 될 때 남북관계의 개선과 전향적인 발전이 기약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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