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왕따 동조" 파문 학교장 공개 사과

나주 한 초등학교장 "지도미흡 책임 통감"

등록 2007.03.16 17:48수정 2007.03.1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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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나주시 소재 한 초등학교 교사가 '왕따를 당한 피해 학생의 왕따를 부추켰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는 해당 학교 교장이 16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나주 J초등학교 H교장은 이날 학교 홈페이지에 '왕따 사건에 대한 사과의 말씀'이라는 사과문을 통해 "왕따 사건으로 인해 충격과 깊은 상처를 받았을 학생과 가족, 여러 학부모들게 진심으로 사과 말씀 드린다"고 밝혔다.

H교장은 "학생의 어려움 호소에 대해 즉각적이고 적극적인 해결에 소홀한 담임교사와 교장의 지도력은 백 번 사과해도 부족할 것"이라며 "(사건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음에도 교육적인 지도가 미흡했음에 교직원 모두는 책임을 통감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앞으로 학생들의 생활모습에 각별한 관심을 쏟아 다시는 이런 사태로 인해 학생들이 피해를 입고 학부모께 충격과 상처를 드리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학교폭력 설문조사와 함께 학교 폭력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있음에도 왕따 사건이 발생해 큰 충격으로 다가오고 깊은 슬픔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해당 초등학교 전 학부모인 A씨는 13일 경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글을 올려 지난해 자신의 자녀가 따돌림을 당한 것을 알고 학교장과 담임을 찾아 대책을 요구했으나, 담임 교사는 오히려 폭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담임이 '너 아직 전학 안갔어' 폭언"

'전남 모 초등학교 학생 학부모'라고 소개한 A씨는 포털사이트에 '왕따를 왕따시킨 선생님'이라는 게시글을 통해 이 같은 주장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A씨는 게시글에서 "칼로 갈기갈기 찢어 화장실에서 던져논 새가방을 울며 들고온 아이를 보고 그제서야 (아이들의 행동이) 도를 넘었구나 느껴 담임 선생님을 찾아가기에 이르렀다"며 "그러나 그 선생님은 단호하고 냉정하게 '우리 반엔 그런 학생 없다, 아이들이 말안하면 내가 무슨 수로 알아내냐'고 말했다"고 밝혔다.

A씨는 "담임의 태도가 이상해 교장을 찾았고 이후 담임인 C씨가 자신의 자녀에게 폭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다음날 아이들 앞에서 담임이 'OO님께서 교장 선생님께 죽고 싶다고 하셨답니다, 앞으로 OO옆에 안가는게 좋겠네요, 어디 교장 선생님께 찾아가 이르면 내 목이라도 잘릴 줄 알았대?'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또 담임 교사가 아이들 앞에서 자신의 자녀에게 "넌 아직도 전학 안갔냐", "전학 갈 학교가 없나보지?"라는 등의 언어폭력까지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다른 아이들의 욕설과 폭력에 이미 마음이 만신창이가 돼 겨울방학 일주일 전 (아이를) 어렵게 타지로 전학시켰다"며 "책임회피도 모자라 왕따 피해학생을 더 갈기갈기 찢고 아이들의 왕따를 부추기신 선생님이 과연 어떻게 존경받는 스승의 자리에 계셔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한편 A씨의 자녀는 지난 3월 초등학교 시절 왕따를 시켰던 초등학교 동창생에게 폭행을 당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내용이 포털사이트에 게재되면서 지난 14일과 15일 이 포털사이트에는 수많은 댓글이 이어지기도 했으며 "전남도교육청이 왕따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하던데 교사가 함께 왕따 시켰다는 것이 말이되느냐" 등의 비난 댓글이 이어졌다. 16일 교장의 사과문 발표에 대해서도 "사과로만 끝날 일이 아니다"는 비판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이와 관련 전남도교육청과 나주시교육청은 15일부터 진상조사에 나섰다. 나주시교육청 한 관계자는 16일 "실제 해당 교사가 왕따 피해학생에게 폭언을 했는지 등에 대해 장학사를 파견해 진상을 조사하고 있다"며 "아직 최종적으로 사실관계를 파악하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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