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쌍의 큰개불알풀꽃이 다정스럽게 피어났다.김계성
수년 전 이 꽃을 처음 만나던 날, 많고 많은 어여쁜 이름들 중에 '왜, 그렇게 민망한 이름이 붙었을까?' 양지쪽에 피어나 양지꽃, 노루귀를 닮아서 노루귀, 돌돌 말려 피어나 꽃마리, 복과 장수를 기원해 복수초….
그렇다면, 개불알의 풀? 도무지 궁금증을 떨칠 수 없어 깔창한 여름의 뙤약볕 아래 적잖이 수고를 해야 했다. 결국, 그 매달린 열매를 보고서야 '아항!' 행여 남들이 들을까 애써 웃음을 참고 허벅지를 토닥이며 일어설 수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