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6자회담 복귀, 안희정-리호남 만남 결정적"

권오홍씨 "당시 확정회담-특사 파견-정상회담 프로세스 합의"

등록 2007.03.30 16:20수정 2007.03.30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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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씨의 대북접촉 주선자로 알려진 권오홍씨가 30일 오후 세실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안희정씨의 대북접촉 주선자로 알려진 권오홍씨가 30일 오후 세실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안희정씨와 북한 리호남 참사의 만남을 주선했던 권오홍씨는 30일 "북한이 지난해 10월31일 6자회담 복귀를 결정한 것은 안씨를 만나서 노무현 대통령의 진의를 들을 수 있었던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권씨는 이날 서울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하면서 "이는 안씨 자신도 인정하는 부분이고 북쪽도 그런 애기를 넌지시 던져준 적도 있다"고 밝혔다.

권씨는 "지난해 10월 20일 안씨와 리 참사의 첫 만남은 결렬되었지만, 그 다음날 오전 8시께 두 사람은 전화통화를 해서 11월9일이나 11일 양쪽의 확정회담을 거쳐 특사 파견과 남북 정상회담으로 가자는 것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 측은 '확정회담에 나올 사람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직보가 가능한 60대의 인물 등 4가지 조건을 갖춘 인물'이라고 소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통화에서 북쪽은 6자회담 복귀 뜻도 전달했다"며 "실제 북한이 6자회담에 나오니까 정부는 우리 라인을 신뢰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권씨는 "그러나 지난해 11월 초 모 신문(<오마이뉴스>-편집자 주)이 안씨가 베이징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북측 인물과 접촉한 것을 보도한 뒤 확정회담은 무산되었다"며 "북한은 안희정씨의 평양행을 요구했으나 그가 거부해 결국 이화영 의원으로 바뀌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권씨는 "이 의원은 지난해 12월 16일 방북했을 때 특사파견 등 노 대통령의 뜻을 북한에 전달했다"며 "그러나 정부는 갑자기 12월말 비선 라인을 정리해버렸고 그 뒷처리도 전혀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우리가 추진했던 일은 국정원도 인지하고 있었다"고 밝힌 권씨는 "리 참사는 북한 측근 그룹의 특명을 받아서 일을 했다, (그의 배경은) 보고서를 김 위원장에게 바로 가지고 가서 바로 결제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주간동아>에 공개된 비망록은 전체의 4분의 1도 안 된다"며 "다음 주까지 나머지 비망록을 정리해 책자 형태로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정원도 우리 비선 라인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안희정씨의 대북접촉 주선자로 알려진 권오홍씨가 30일 오후 세실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안희정씨의 대북접촉 주선자로 알려진 권오홍씨가 30일 오후 세실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다음은 권씨가 소개한 안희정-리호남 만난 경위.

"북한이 처음 남쪽과의 접촉을 제안한 것은 지난해 9월 20일이었다. "현재 공식라인은 대화가 안 되니 노무현 대통령의 진의를 알고 싶다"며 이를 확인해줄 수 있는 사람으로 안희정씨와 이해찬 전 총리를 거명했다. 북한은 특사 파견이든 남북 정상회담이든 대화를 하자는 것이었다.

나는 이를 안희정씨에게 전달했는데 10월 2일까지 안씨로부터 답이 없었다. 북한은 10월 3일 외무성 담화를 통해 핵실험을 하겠다고 성명을 발표했고 9일 핵실험을 했다. 북한과 통하는 라인은 전혀 없었다.

결국 안씨는 10월17일 북쪽을 만나야겠다고 결정했고 10월 20일 리호남 참사를 만났다. 당시 국정감사차 베이징에 왔던 이화영 의원도 이 만남에 동행했는데 그는 주역은 아니었다.

안씨는 리 참사를 만나 "비선을 활용하지 말고 공식 라인을 살려서 얘기하자"고 말했다. 북쪽은 공식라인을 살리는 데 동의하지 않았고. 결국 첫 만남은 결렬되었다. 그러나 쌀과 비료지원을 전제조건처럼 얘기한 적은 없다. 리 참사는 '쌀과 비료 지원은 국회 동의가 없으면 어렵지 않은가? 그러나 보내줬으면 좋겠다는 정도만 말했다'고 다르게 설명했다.

그러나 북쪽은 (노 대통령 측근인) 안씨의 무게감을 인정해서 21일 오전 8시께 리 참사가 안씨와 전화통화를 해서 11월 9일이나 11일 확정 회담을 열어 특사 파견과 남북정상회담으로 가자고 제안했고 둘은 합의했다. 이 전화통화에서 북쪽은 6자회담에 복귀할 뜻도 전달했다.

당시 북한은 확정회담에 나올 사람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직보가 가능하며 60대의 인물이라는 등 4가지 조건도 말했다.

그런데 11월초 모 신문(<오마이뉴스>)에 기사가 나며 북측은 발끈했고, 확정회담은 무산되었다. 북한은 "밖에서 만나면 자꾸 새니까 안희정씨가 평양을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안씨는 평양행을 거부했고 결국 안씨와 리 참사 만남 때 동행했던 이화영 의원으로 바뀌었다.

12월 16~19일 이화영 의원과 내가 평양을 함께 방문해 북한 민화협 박경철 부위원장, 김성혜 참사 등을 만났다.

이 의원은 만찬 때부터 "한반도와 관련된 것들을 진지하게 만나서 토론해보자, 그리고 이를 위해 특사를 받아야 한다"는 등 노 대통령의 뜻을 북쪽에 전했다. 이 의원은 평양행 직전인 12월 12~13일께 대통령을 만난 것으로 알고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갑자기 12월 말부터 이 비선라인을 정리해버렸다. 국정원이 우리 라인보다는 공식라인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고 보고서가 올라온 것으로 알고 있다.

나는 이 사실을 2월 22일에야 이호철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으로부터 전화로 통지받았고 지난 3월6일 이화영 의원으로부터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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