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2월 28일 열린 '정진권 목사를 위한 기도회'. 이 자리엔 감신대 74학번 동기들을 비롯한 목회자들이 모였다.박지훈/에큐메니안
이른바 친북 혐의로 교회 내 장로들한테 사임 압력을 받아온 정진권 목사가 담임 목회지인 염창교회를 떠나 12일 새 임지로 가게 됐다.
정 목사는 지난해 7월 감리교세계대회를 기념하는 출판물 <사진으로 본 분단 60년> 배포와 관련, 염창교회 장로들에게 반미를 선동하는 등 불온한 사상을 담고 있는 책을 배포한다는 혐의를 받았다.
이 책은 미 군정기와 한국전쟁 때 미국이 한국인을 탄압한 내용을 일부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그 내용은 이미 역사가에 의해 검증됐고 널리 알려진 사실이어서, 감리교 개혁을 부르짖는 목회자들은 장로들이 정 목사를 비난하는 것에 대해 "감리교 일부 목회자와 장로들이 선거 등 교단 정치에서 이익을 위해 철지난 색깔론을 들먹이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3월 31일 서울남연회 한정석 감독 주재(主宰)로 열린 인사구역회에서는 정 목사를 미아동에 있는 삼양교회(담임 장관영 목사)로 이임할 것을 결의하고, 삼양교회 장관영 목사는 염창교회로 이임하기로 했다.
교단 내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정 목사가 시무하고 있는 염창교회보다 새로 부임하는 삼양교회가 2배 정도 규모가 크며, 개인적으로도 지금보다 좋은 조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잘못이 있고 없고를 떠나 교회 내에 분쟁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인 만큼, 이번 임지 변경은 양쪽(정진권 목사와 장로)을 위한 최선의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감리교 인사구역회는 교단 수장인 감독의 치리(治理)를 위임받아 지역의 40여 교회를 감독하는 감리사를 회장으로 장로, 남·여선교회 회장, 각부 부장(재정, 선교, 교육, 사회봉사, 선교)으로 구성돼 목사와 부목사의 인사를 결정하는 기구다.
대체로 감리사가 회장으로 회의를 주재하지만, 해당 요건 사항이 아니라며 판단을 거부할 경우 그 연회 감독이 회장으로 인사구역회를 이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터넷 에큐메니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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