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0월 19일을 마지막으로 종영된 '수요예술무대'mbc
라이브 음악 프로그램의 경우 얼마 전 아쉬움 속에 종영한 MBC <김동률의 포유>를 비롯하여 지금까지 꾸준한 인기를 자랑하는 KBS <윤도현의 러브레터> <배철수의 콘서트 7080>, 그리고 최근 SBS <신동엽 이수영의 음악공간> 등이 있다.
이들은 주로 심야시간에 방영되고 10대를 위한 가요 프로그램들과는 확연히 차별되는 음악 선곡과 진행방식으로 20대 이상의 젊은 세대는 물론이고 중장년층 시청자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들 프로그램들도 어느 한 뮤지션이나 아티스트에 대한 깊은 고찰이나 탐색과, 비주류 음악장르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빠져 있다.
특히나 최근에 와서는 음악 외적인 게스트들의 잦은 출현과 마치 토크쇼를 연상하는 진행 방식, 그리고 프로그램 자체가 기존 가수들의 새로운 음반과 콘서트 홍보 수단으로 전락해버린 측면도 없지 않기에 그러한 아쉬움은 더욱 크다.
끝으로 국내에서 대중음악과 해외 팝 음악을 제외한 '제3부분'의 음악을 다루는 프로그램들인데, 사실 이들은 시청자들에 인지도나 그 선호 크기를 가늠해보는 수준을 떠나서 기존에 마니아층 외에는 주목을 끌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태생적인 한계를 안고 출발한다.
그래서 그런지 KBS <클래식 오디세이> 외에는 당장 떠오르는 프로그램이 공중파는커녕 지상파에서조차 없다. 심지어 재즈와 같은 몇몇 장르는 이젠 라디오에서조차 듣기 어려워졌다.
음악이라는 거대한 소리의 범주 안에 자신이 원하는 소리와 더불어 그들의 연주를 여타의 대중음악이나 팝 음악처럼 TV로 편안하게 시청하기를 바라는 것은 진정 이 TV라는 공간에선 너무나 과한 욕심일까.
그래서 빛난다, EBS <스페이스 공감>!
대중의 다양한 욕구를 반영하여 문화의 이질성을 지양하고 다양성을 추구해야 하는 방송사는 이러한 측면에서는 어쩌면 다분히 폭력적이라 할 만 하다. 주류에 따르지 못하는 문화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배려는 아무리 찾아봐도 없는 것이다. 게다가 그것이 '음악'이라는 전제 하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앞서 언급한 가요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라이브 음악 프로그램에서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개인의 문화적 음악 욕구는 결국 개인의 발품으로 대체되는 경우가 많다. 본인이 직접 찾아야 하며, 직접 나서야 한다.
그것도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그러한 기회조차 박탈당하는 점을 감안하면, 대한민국이라는 한정된 범위를 전제로 해서 제3부분의 음악과 비주류 음악. 혹은 TV에서 방영되지 못하는 음악들을 듣고 즐기는 이들은 참으로 불행하다. 단지 개인의 문화적 성향에 의해 남들보다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 그렇게 힘들고 지친 자들을 위해 '진짜 음악'을 허한 곳이 존재하니, 그곳이 TV 공간에선 매주 주말 저녁 10시부터 방영되는 EBS 최초의 음악 프로그램 <스페이스 공감>이며, 실제 공간에선 평일 저녁 7시 30분에 열리는 서울 도곡동에 있는 EBS '스페이스 홀'의 공연장이다.
얼핏 보기에도 좁아 보이는 151개의 조촐한 객석, 바로 그곳 스페이스 홀에서 벌어지는 음악의 향연은 앞서 말한 제3부분의 음악에 열광하는 사람들과, 기계적으로 찍혀 나온 듯한 요즘 음악에 염증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허용된 조그마한 음악적 창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