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개성공단 노동기준 ILO 적용 안받아"

김원웅 의원 "미, 노동기준 문제삼지 않겠다는 뜻"

등록 2007.04.13 13:27수정 2007.04.13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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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웅 열린우리당 의원(자료사진).
김원웅 열린우리당 의원(자료사진).오마이뉴스 이종호
미국이 향후 개성공단을 한미FTA의 적용대상으로 인정할 경우 적용될 조건 (한반도 비핵화의 진전, 노동·환경기준 충족 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김원웅 국회 통외통위 위원장은 13일 "개성공단이 한미FTA의 적용대상으로 인정받을 때 참조할 노동 조건은 국제노동기구(ILO)의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아침 한반도평화통일포럼 주최 이재정 통일부장관 초청 강연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북한이 ILO 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에 노동조건은 선진국 기준이 아닌 북한 내 여타 지역 노동자들의 노동 환경을 적절히 참조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주장대로라면 미국은 미래에 개성공단을 한미FTA의 적용대상으로 할 때 노동조건을 문제 삼지 않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왜냐하면 개성공단의 노동조건은 북한에서 제일 좋기 때문이다.

지난 3일 한미FTA가 타결된 뒤 정부는 "미국은 '역외가공지역(OPZ)' 지정을 통해 개성공단에 특혜관세를 부여하기로 인정했다"며 "FTA 협정 발효 뒤 열리는 한반도역외가공지역 위원회에서 ▲한반도 비핵화 진전 ▲남북한 관계에 미치는 영향 ▲노동·환경 기준 충족 등의 조건을 고려해 개성공단을 역외가공지역으로 지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반도 비핵화의 진전(즉 북핵 폐기)이라는 조건은 별도로 하더라도 노동·환경 기준만 봐도 개성공단의 역외가공지역 지정에는 장애물이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노동조건이 문제가 되었다. 북한 체제의 특성상 개성공단 노동자들에게는 노동 3권도 없고 임금 직불제도 실시되지 않고 있다. 이는 ILO 기준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 핵이 폐기되더라도 노동조건 때문에 개성공단의 역외가공지역 지정에는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예상되었다. 이미 미국 내 일부 의원들은 한미FTA 체결 뒤 개성공단의 노동조건을 문제 삼고 있다.

"노동·환경 기준 우려는 기우에 불과"


그러나 김 위원장에 따르면 한미FTA의 한반도역외가공위원회와 관련된 부속 문서에는 'prevailing situation elsewhere in the local economy'의 조건을 참고해서 (개성공단의) 노동 기준을 정한다고 되어있다는 것.

김 위원장은 "local economy(지역 경제)는 북한 지역을 의미하고 prevailing situation(현재 상황)은 기존의 북한 노동자들의 평균 임금이나 노동 환경을 의미한다고 나는 해석 한다"며 "정부 협상팀 역시 내가 해석한 취지에 의견이 일치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동 기준과 관련해 이 표현이 제일 중요하고 다른 조건은 이에 다 포괄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개성공단 노동자들의 한달 임금은 55.7달러, 주 48시간 노동시간 보장, 명절과 공휴일 보장, 정기휴가 연 14일 등 북한 안에서 최고의 노동조건"이라며 "따라서 개성공단을 역외가공지역으로 지정할 때 미국은 최소한 노동조건에 관해서는 전혀 문제 삼지 않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환경기준과 관련 김 위원장은 "개성공단의 환경 기준은 남한측 기준을 이미 적용하고 있다"며 "따라서 환경기준도 앞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따라서 북핵 문제만 해결되면 개성공단이 역외가공지역이 되는 것은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이라며 "북핵 폐기는 어쩔 수 없는 조건이지만 노동·환경 기준이 장애물이 될 것이라는 일부의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한미FTA에서 역외가공지역의 노동·환경 조건을 언급한 것은 트집 잡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북한의 핵 포기에 대한 인센티브적 성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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