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에서 가장 크다는 대성당의 모습.강병구
유명한 대학이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모습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울타리 안에 여러 건물들로 이루어져 있는 대학의 모습과 웁살라대학을 비롯한 북유럽의 대학 모습은 분명 달랐다.
도시 전체에 여러 건물들이 산개해있는 모습으로, 특별한 대학의 태두리가 없다. 기차역을 중심으로 서쪽에 대학 본부 건물이 있고 거기서 좀 내려오면 대학 도서관이 있다. 또 얼마만큼 걷다 보면 연구실들이 나오는 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학 건물 사이사이에 일반 상점과 집들이 있는 모습이 대학이 도시에 스며든 느낌을 주었다.
구스타비아눔이라는 이름의 웁살라대학의 역사박물관으로 발길을 옮겼다. 국왕 구스타프 아돌프의 이름을 따왔다는 이 건물은, 스웨덴의 고대부터의 역사 유물들과 웁살라대학 출신 유명인들의 작품들, 그리고 고대 이집트 유물까지 전시되어있다. 특히 맨 위층 돔에 가면 과거 인체 해부 강의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한가운데 수술대를 중심으로 원형의 계단형 강의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비가 추적추적 오는 웁살라의 거리를 걸으며, 스톡홀름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기차역으로 다시 향했다. 저녁엔 재미없는 곳일지 몰라도 스톡홀름과 그 주변의 유서 깊은 도시의 오래된 향기를 맡으며 돌아가는 길에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특히 스톡홀름도 웁살라도 인공적이지 않은 전통이 사람들의 삶 면면에 스며들어있는 느낌이 계속 머리에 남았다.
서울의 끔찍한 고층건물들과 그 사이에서 비명을 지르는 듯한 궁궐을 비롯한 소수의 전통건물들. 그리고 그나마도 이어진 전통이 아닌, 우리의 허위로 강제적인 느낌의 인공전통이란 생각을 해보았다. 고층빌딩만이 도시의 절대적인 볼거리가 아니라는 점을 스톡홀름과 웁살라에서 다시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