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문화축제가 3회째 열고 있는 수로왕서울행차 문화행사 일환으로 연 외국인가야금교실에서 외국인들이 가야금연주자 이혜진의 아리랑 연주를 지켜보고 있다김기
아침 무렵 잠시 흐린 하늘이 정오를 향하면서 언제 그랬냐는 듯이 화창한 봄날로 완벽하게 변신한 주말을 맞은 인사동.
주말이면 언제나 이런저런 문화행사로 행인의 발길을 잠시 붙들어 매는 곳이긴 해도 외국인들이 가야금을 시연하고, 그 사회도 외국인이 한국말로 하는 것은 글로벌시대인 요즘이라도 눈에 익지 않은 모습이다. 주말이라도 바쁜 사람의 걸음은 허투루 머무는 법이 없는데, 노란머리 아가씨가 가야금을 조심스럽게 한 줄 한 줄 타가는 모습에는 절로 걸음을 멈추지 않을 수 없어 보인다.
이 모습은 올해로 3회를 맞는 김해시가 주최하는 가야문화축제의 서울홍보행사인 김수로왕서울행차로 21일 열린 외국인가야금교실의 장면이다. 가야금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악기 중 하나인 것이야 새삼 말할 필요도 없거니와 그것이 신라에 의해 정복당해 역사를 잃어버린 가야에서 만들어졌다는 사실 또한 아주 생경한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현재의 김해, 부산, 마산 등이 옛 가야의 영토였다. 지금 김해시 시민 200여명이 서울로 대거 올라와 알리고 싶은 옛 가야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아이콘 가야금의 흔적은 관심을 갖고 살펴보면 없지는 않다. 김해시가 지자체로서는 드물게 시가 지원하는 가야금단체를 운영하는 것도 단지 우연으로 치부할 수 없을 것이며, 전대의 가야금 명인 중 빼놓을 수 없는 강태홍이 만년을 부산에 의탁해 파란만장한 삶을 마감한 사실도 가야지역이 가진 의미로 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