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판 깔기장승현
이튿날 처음 작업은 서울에서 내려오신 이씨 아저씨와 둘이서 하게 되었다. 아버지가 개성에 갔다 왔기 때문에 하루를 쉬고 그 다음 날은 비가 와서 쉬었기 때문에 이틀 동안 이씨 아저씨는 이곳 산골짜기 문경에서 갇혀 있어야 했다. 그야말로 귀양생활 아닌 귀양생활을 하게 되어 아버지가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드는구나.
간단히 작업을 하기 전에 아저씨한테 공구 사용하는 법을 가르쳐 주고 일을 시작했다. 제일 먼저 해야 하는 일은 H 빔 위에 용접해 놓은 앙커볼트에 방부목을 까는 작업이란다. 방부목에 구멍을 뚫고 H 빔 위에 안착시켜 볼트로 고정시켰다.
"이렇게 망치로 쳐서 땅땅 소리가 나야지요?"
서울에서 오신 이씨 아저씨가 신이 나서 소리쳤다. 아저씨는 처음으로 목조주택을 배우는 게 너무 좋으신 것 같았다. 못주머니를 차고 귀에 연필을 꽂고 하니 이제 목수가 다 된 기분이었다.
"못주머니 차면 목수 인건비 받아야 해요. 그래서 일할 때 목수 인건비 안 줄려고 일부러 못주머니 못 차게 하는데 이거 아저씨 첫날부터 목수 다 되셨네."
아버지가 너스레를 떨며 농담을 하자 이씨 아저씨는 좋으신지 함박웃음을 지으셨다. 이씨 아저씨는 60이 넘으신 분으로 30년 동안 동대문 시장인가 어디서 장사만 하다 시골에 땅을 사서 직접 집을 짓고 싶어서 이렇게 목조주택을 배우러 오셨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