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잘못으로 기업 이미지 치명타
김승연 회장, 처벌 면하기 어려울 듯

[보복폭행] 경찰, 김 회장과 아들 소환 조사 방침... 30일 수사결과 발표

등록 2007.04.27 16:08수정 2007.04.2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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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font color="a77a2">소환 시작된 '한화' 27일 오후 서울 남대문경찰서 조직폭력팀 사무실에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보복폭행과 관련해서 한화그룹 경호책임자들이 조사를 받고 있다.

소환 시작된 '한화' 27일 오후 서울 남대문경찰서 조직폭력팀 사무실에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보복폭행과 관련해서 한화그룹 경호책임자들이 조사를 받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기사 보강 : 27일 오후 4시 20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이미 경찰의 폭행 관련자 줄소환이 시작됐고 김 회장 일가도 소환될 예정이다. 따라서 김 회장의 보복폭행이 사실로 드러날경우, 관련자의 처벌의 불가피할 전망이다.

재계순위 9위인 한화그룹은 그동안 화학과 금융, 레저 분야로 새롭게 도약을 준비해 왔다. 하지만 경영과 전혀 상관없는 총수일가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그룹 이미지 추락 등 유무형의 막대한 피해를 입게됐다.

보복폭행 사실일 경우, 처벌 면키 힘들 듯

a 한화그룹 경호책임자들이 조사를 받고 있는 서울 남대문 경찰서 조직폭력팀.

한화그룹 경호책임자들이 조사를 받고 있는 서울 남대문 경찰서 조직폭력팀. ⓒ 오마이뉴스 권우성

27일 뒤늦게 20명이 넘는 수사인력이 경찰에 보강됐고, 폭행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진 회사쪽 관계자들도 줄소환되고 있다. 곧 김 회장과 둘째아들 동원씨(22)도 경찰에 소환될 전망이다. 경찰은 주말께 김 회장을 소환 조사한 뒤 30일쯤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장희곤 남대문 경찰서장은 이날 "첩보와 내사를 통해 김 회장 폭행사실의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의 보복폭행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현행법상 처벌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단순한 1대 1 폭행이 아닌, 10여명에 달하는 경호원을 함께 데리고 간 점, 일부 피해자의 상처가 크다는 점 때문이다. 또 집단 폭행 여부도 명확히 밝혀져야할 대목이다.

물론 사건이 벌어진 지 50여일이 지난 데다 김 회장의 폭행가담 정도와 지시여부 등에 따라 처벌수위가 달라질 수도 있다.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공동폭행, 감금 및 상해죄의 경우 정도에 따라서 구속도 불가피하다는 것이 법조계의 지적이다. 일부에선 신문 보도가 사실일 경우, 집단 폭행과 납치, 감금, 폭력사주 등 죄질 자체가 나빠 일반인의 경우 구속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또 1대 1로 싸운 경우에는 서로 합의한다면 처벌을 면할 수도 있지만, 2명 이상이 폭행에 가담한 경우는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검찰이 기소할 수 있다. 김 회장의 직접 폭행에 가담했는지, 폭행을 지시했는지, 피해자의 상처가 얼마나 되는지, 합의 여부 등에 따라 처벌 수위도 달라질 수 있다.

법조계 한 인사는 "사건 자체가 50여일이 지나 정확한 진상을 파악하기 쉽지 않고, 양쪽간 입장과 내용이 서로 다를 수도 있다"고 전제한 뒤 "10여명이 쇠파이프 등을 가지고 피해자를 감금하고 폭행했다면 불구속 처리하기 어려운 중한 범죄"라고 말했다.

실체 드러나는 재벌총수 보복폭행

a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이 발생한 서울 북창동 OO클럽.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이 발생한 서울 북창동 OO클럽. ⓒ 오마이뉴스 권우성

김 회장의 보복폭행은 어디까지 진실일까. 경찰은 27일 회장의 폭행사실에 대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대신 이날치 <한겨레>는 피해자의 진술 등을 종합해, 김 회장이 경호원들과 함께 1, 2차에 걸쳐 보복폭행을 직접 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 회장 등은 지난 3월 8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야산으로 술집종업원 8명을 끌고 가, 아들을 폭행한 것으로 지목된 종업원의 눈을 집중적으로 때렸다. 이것이 1차 폭행이다.

김 회장에게 맞은 종업원이 '진범'이 아니라고 하자, 이들은 다시 북창동의 해당 클럽으로 찾아갔다. 이후 해당 종업원들을 룸에 가두고, 마구잡이로 폭행했다고 한다. 2차 폭행이다.

이 신문은 김 회장과 아들 동원씨, 경호원 등 10여명이 폭행에 가담했으며 다친 종업원은 6명이라고 밝혔다. 또 피해 종업원 가운데 일부는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됐을 정도 심했고, 나머지는 몸에 멍이 든 정도였다고 전했다.

김 회장 "송구하다... 수사에 적극 협조"

a <font color="a77a2">김승연 회장, 또 소환? 지난 2005년 2월 18일 새벽 한화그룹의 대한생명 인수비리 의혹 사건과 관련해 김승연 회장이 12시간여의 검찰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고 있다.

김승연 회장, 또 소환? 지난 2005년 2월 18일 새벽 한화그룹의 대한생명 인수비리 의혹 사건과 관련해 김승연 회장이 12시간여의 검찰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유창재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언론에서 제기한 보복 폭행 사실 여부에 대해선 경찰 수사에서 밝히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은 이날 오후 그룹 홍보실을 통해 "개인적인 일로 물의를 일으켜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제기되는 사안들은 경찰 수사 과정에서 밝혀지리라 생각한다"면서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그룹, "우리도 뭔가뭔지 모르겠다"...직원들 '허탈'

▲ 한화그룹 본사
ⓒ오마이뉴스 권우성
한화그룹은 말그대로 초상집 같은 분위기다. 특히 26일 밤부터 일부 언론을 중심으로 김승연 회장의 보복 폭행을 기정사실화하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직원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화는 지난해 말 그룹 이미지도 교체하고, 재계순위도 9위로 올라서면서 그룹 차원의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가 높았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그룹 이미지 추락은 물론, 직원들의 사기까지 떨어지는 등 유무형의 피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룹계열사의 한 중견 간부는 "작년말 그룹 로고도 바꾸면서, 전체적으로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였다"면서 "언론보도가 전부 사실인지 잘 모르겠지만, 이것을 본 직원들은 허탈하기 짝이 없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임원은 "나도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면서 "무엇이 진실이냐"며 오히려 되묻기도 했다.그는 또 "이번 일로 자칫 글로벌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직원들의 동요가 있을 수도 있지만, 이럴수록 업무에 충실하자는 의견도 많다"고 전했다.

직원들, 허탈하다...일부는 언론에 불평도 토로

일부 직원은 언론에 대한 불만도 털어놨다. 아직 구체적으로 혐의가 확정되지도 않은 내용을 일방적인 주장으로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는 것.

그룹의 또 다른 관계자는 "언론들이 너무 앞서간 것 아닌지 모르겠다"면서 "경찰이든, 검찰이든 사법당국에서 구체적인 사실이 확인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줄수 있는 내용을 그렇게 보도해도 되느냐"고 말했다.

한화그룹쪽은 이번 사건 파장이 확산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또 경찰에서 조만간 김 회장 등을 소환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그룹 법무팀을 중심으로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그룹쪽 관계자는 "아직 경찰쪽으로부터 구체적으로 언제 나와달라는 내용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회장께서도 밝혔지만, 경찰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고 말했다. / 김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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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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