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들아, 땅으로 번 돈 가난한 이웃과 나누자"

희년토지정의실천운동 5월 14일 출범

등록 2007.05.10 11:28수정 2007.05.1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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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적토지정의를위한모임 김명환 회장은  "많은 성도와 교회가 희년운동에 동참하게 되면 '세상으로부터 칭찬 받는 교회'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성경적토지정의를위한모임 김명환 회장은 "많은 성도와 교회가 희년운동에 동참하게 되면 '세상으로부터 칭찬 받는 교회'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뉴스앤조이 주재일

성서의 희년사상을 우리 시대에 실현하려는 운동단체가 출범한다. 희년토지정의실천운동(희년운동)이 5월 14일 오전 10시 서울 명동 청어람에서 창립대회를 열고 희년사상을 우리 시대에 어떻게 적용할지를 놓고 토론회를 벌인다.

희년운동은 하나님이 성서에서 제시한 희년을 우리 시대에 알맞게 적용하는 방법으로 각자가 소유한 땅에서 발생한 소득(지대)을 땅이 없는 이웃과 나누는 일을 제안한다. 아울러 희년운동은 지대를 공유하는 제도적인 방식으로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를 높이는 일을 지지하며, 교회들이 이러한 세금을 기쁨 마음으로 내는 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희년운동은 교회들에게 일하지 않고도 땅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벌어들이는 소득을 철저히 사회에 환원하자는 제안하는 것이다.

창립식에는 희년운동에 동참하는 성터교회, 주민교회, 열린마을교회 등 8개 교회와 통일시대평화누리,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예수원, <뉴스앤조이> 등 13개 단체를 비롯해 개인 자격으로 참여하는 이들이 모여 예배를 드리고 희년운동의 출범을 선언한다.

창립 기념 예배에 설교를 맡은 이대용 주교(희년운동 공동대표)는 "너무도 오랫동안 우리들의 땅은 하나님의 것이 되지 못하고, 도리어 가난한 자들을 착취하는 도구로 사용되었다. 노예제도는 역사에서 자취를 감추었다고 말하지만, 땅을 소유하지 못하는 한 어느 누구든 노예살이를 면할 수가 없는 괴악한 사회체제 속에 우리는 여전히 살고 있다"며, "이를 안타까워하는 믿음의 동지들이 이 땅에 희년이 실현되지 않는 한 하나님의 통치는 아직도 요원하다는 신념을 가지고 힘을 모아 이 겨레에 생명을 주고 통일의 길잡이가 될 희년을 선포하는 운동을 하려 한다"고 기독인들의 참여를 촉구했다.

창립예배와 창립선언식 뒤에는 CCM 가수 이무하씨의 축하 공연과 창립토론회가 이어진다. '희년, 어떻게 적용한 것인가'를 주제로 개최하는 토론회에는 강동진 목사(보은예수마을)가 발제하고, 전강수 교수(대구가톨릭대) 사회로 최은상 사무처장(성서한국)·손종태 목사(예수촌교회)·한동구 교수(평택대)·허문영 박사(평화한국)·남기업 협동사무처장(토지정의시민연대)이 토론한다.

희년운동에 동참하는 교회는 성터교회, 희년마을교회, 쥬빌리교회, 마산재건교회, 열린마을교회, 고대도교회, 주민교회, 사귐의교회 등이다. 기독NGO 가운데는 통일시대평화누리, 기독교환경운동연대, 기독청년아카데미, 생명평화연대, 보은예수마을, 예수원, 교회개혁실천연대, <뉴스앤조이>, <복음과상황>, 하남YMCA, 현대기독교아카데미, 새벽이슬, 성경적토지정의를위한모임이 참여했다.

이밖에 개인 자격으로 참여하는 이들은 이근복 목사(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공동의장), 이대용 전 성공회 주교, 박득훈 목사(언덕교회), 현재인 사모(예수원), 허문영 박사(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의 신현우 교수와 김근주 교수, 김성수 교수(아신대), 김성현 목사(한길성결교회), 남기업 협동사무처장(토지정의시민연대), 최은상 사무처장(성서한국), 박종운 변호사(기독변호사회 총무), 이종옥 세무사, 김진우 교사(좋은교사운동), 손종태 목사(예수촌교회), 이무하 CCM 가수 등이다.


<뉴스앤조이>는 희년운동의 산파역을 맡았고 희년운동 사무처장으로 일하게 될 성경적토지정의를위한모임 김명환 회장에게 희년운동의 내용과 방향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김명환 회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김명환 회장은 교회도 교인들에게 희년에 대해 구체적으로 가르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명환 회장은 교회도 교인들에게 희년에 대해 구체적으로 가르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뉴스앤조이 주재일
- 희년토지정의실천운동은 누가 어떤 목적으로 만들었나요.
“희년토지정의실천운동(희년운동)은 성경적토지정의를위한모임(성토모)이 '희년 실천'에 동의하는 단체ㆍ교회ㆍ개인과 연대하여 만든 단체입니다. 이 단체의 목적은 비록 우리 사회의 제도는 희년과 거리가 멀지만, 그럼에도 기독인과 교회는 기쁜 마음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실천하고, 더 나아가 우리 사회의 제도를 희년사상에 점점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하자는 데 있습니다.”

- 희년운동이 출범하면 어떤 운동을 진행할 예정인가요.
"'희년운동'하면 많은 분들이 "혹시 땅 가진 것 다 팔아 나누는 운동 아냐" 하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만, 그렇지 않습니다. 저희는 조금만 생각해보면 모두가 기쁜 마음으로 행할 수 있는 것을 하려고 합니다. 그 중 두 가지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는 교회가 가지고 있는 토지의 이익(경제학적으로 지대라고 하지요)을 땅 없는 이웃에게 나누는 운동을 전개할 예정입니다. 성경은 만민의 평등한 토지권을 말하고 있습니다(레 25장). 모든 인류가 토지의 이익을 누릴 권한이 있다는 것이죠. 그러나 현재 국민의 절반은 바늘 하나 꽂을 땅이 없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땅의 이익을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선 교회가 가지고 있는 토지의 이익을 땅 없는 사람들에게 나누어서 그들도 땅의 이익을 누리고 살 수 있도록(물론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하자는 운동을 하려고 합니다.

두 번째는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를 기쁘게 내자는 운동을 하려고 합니다. 토지에서 발생하는 이익의 거의 대부분은 사회가 만든 가치입니다. 따라서 그 가치를 사회가 환수하여 사회 전체를 위해서 사용하는 것이 정의롭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하면 투기도 줄어들기 때문에 효율적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것을 행할 수 있는 좋은 장치가 바로 '보유세'입니다. 그러므로 '보유세 강화'는 기본적으로 옳은 방향입니다. 다시 말해, 땅의 이익을 모두 함께 누리자고 하는 희년정신을 구현할 수 있는 현대적인 방법이란 것이죠. (물론 노력 소득에 대한 세금의 감면도 동시에 진행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보유세를 강화하자고 하면 대다수는 반대합니다. 이런 때에 "성도와 교회는 보유세를 기쁜 마음으로 낸다"고 하면, 이것은 사회에 정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얼마 전에 있었던 보유세의 일종인 종합부동산세에 많은 부동산 부자들이 반대 했을 때, 강남의 교회들이 "우리 교회는 종합부동산세를 기쁘게 낸다"는 현수막을 걸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사회에 얼마나 선한 영향력을 끼쳤을까 생각해봅니다. 저희는 그런 일이 곧 일어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 희년운동에 동참하는 성도와 교회가 많이 늘어나면 어떤 유익이 있을까요.
“정말 생각만 해도 신나는 일인데요. 생각나는 것 두 가지만 말씀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는 많은 성도와 교회가 희년운동에 동참하게 되면 '세상으로부터 칭찬 받는 교회'가 될 것입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지금 한국교회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반응은 너무나 냉담합니다. 말은 많이 하는데 의미 있는 실천은 하지 않고 오히려 기득권을 지키려고만 한다는 것이죠. 그것도 하나님의 이름으로 합리화하니 얼마나 어처구니가 없겠습니까. 사람들이 교회에 얼마나 실망하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만약 우리 사회의 난제(難題) 중 난제인 토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교회가 자발적으로 토지에서 발생한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일을 실천한다고 하면 이런 냉담한 분위기는 금방 바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럴 가능성이 큰 것은 이 운동에 동참하려면 '회개'가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제안한 방식(지대를 사회에 환원하고 보유세를 기쁘게 내는 일)의 회개는 그냥 울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회개했는지 안 했는지 알 수 있는 회개, 다시 말해서 '측정 가능한 회개'입니다. 세례 요한이 말한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는 것이 바로 이런 회개 아닐까요.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게 되면 세상으로부터 칭찬을 받게 될 것입니다.

두 번째,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칭찬을 듣게 되면 이 운동은 전도에 큰 유익을 끼칠 것입니다. 지금 1907년에 있었던 부흥이 다시 임하게 하기 위해서 각 교단과 단체별로 갖가지 행사를 하는 것으로 아는데, 저희 생각으론 이것은 '철저한 회개'가 수반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진정한 변화를 수반하는 회개를 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변화 중 가장 어려운 변화가 '물질관 변화'가 아니겠습니까. 따라서 희년운동의 확산은 부흥을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교회나 신학교에 바라는 사항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신학교에서 희년을 가르쳐야 합니다. 희년이 구약 시대에 행해졌는지 여부를 따지는 논쟁도 중요하겠지만, 하나님의 희년법이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가르치는 일도 매우 중요합니다.

교회도 교인들에게 희년에 대해 구체적으로 가르쳤으면 좋겠습니다. 부동산 투기 때문에 고민하는 성도들이 많습니다.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지 않으면 나만 손해인데….' 여간 고민거리가 아닙니다. 그런데 교회는 이것에 대해서 아무런 가르침을 주지 않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법이 얼마나 실제적이고 구체적이며 이 사회를 바르게 다스릴 수 있는 법인지를 가르치고, 그 하나님의 말씀과 현재의 제도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를 일깨워야 합니다. 그리고 이 불의한 제도에서 성도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가르쳐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각자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할 것'입니다."

- 많은 성도와 교회들이 동참하리라 생각하는지요.
"저희는 그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펼치는 운동은 우리의 열심만으로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진리의 영이신 성령께서 역사해야 이루어질 수 있는 일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희년운동을 펼치면서 동시에 뜨겁고 강하게 기도할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기독교 대안 언론 <뉴스앤조이>(www.newsnjoy.co.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기독교 대안 언론 <뉴스앤조이>(www.newsnjoy.co.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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