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베개
그림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의 화가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요하네스 베르메르. 그는 사후 2백년 동안 세인들로부터 잊혀졌다가 한 미술비평가의 손에 의해 극적으로 재발견된다. 정확한 생몰연대는 물론이고 길지 않았던 생애와 작품세계, 작품의 숫자마저 잘 알려지지 않은 이 화가는 그동안 신비스러운 베일에 싸여있었다. 때로는 지나치게 과장되기도 하고 혹은 도통 속을 알 수 없는 괴짜 화가로 취급받기도 하면서.
영화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가 소개되면서 베르메르에 관한 서적도 국내에 많이 출시되었다. 베르메르의 생애와 그의 작품을 조망해보는 서적에서부터 영화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를 각색한 소설까지, 한때 베르메르가 인기 검색어 순위에 오른 적이 있었다.
그중에서 <베르메르, 매혹의 비밀을 풀다>라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의 이 책은 베르메르를 다룬 여느 서적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게 큰 차이는 없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베르메르를 '있는 그대로' 평가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이다. 미화하지도 않고 평가절하하지도 않았다. 미술사가 고바야시 요리코와 저널리스트 구치키 유리코가 공동집필했다.
'거품' 걷어낸 객관적인 평가
베르메르의 생애에 관한 자료가 워낙 희박하기 때문에 베르메르의 생애가 어떠했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다. 다만 네덜란드 '델프트'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일생동안 살았다는 것, 처가살이를 했다는 것, 델프트 화가들로 구성된 길드에서 활동했다는 것 정도이다. 이 책에서는 베르메르의 생애는 이 정도로 간략하게 짚고 넘어간다. 그리고 그가 남긴 작품 위주로 살펴본다.
베르메르의 작품을 보면 대부분 느끼는 것이겠지만 그 구조와 분위기는 대개 엇비슷하다. 풍경화보다는 풍속화를 즐겨 그렸다는 점, 여인을 주소재로 다룬 점, 그림 왼쪽에 창문이 있는 구조로 설정했다는 점 등이 그렇다. 베르나르 작품에는 그만의 특색이 강하게 나타나있다.
이 책에서는 베르나르 작품을 크게 5단계로 나누었다. 이야기 그림에서 풍속화로 넘어간 1650년대 중반, 델프트에 대한 오마주를 바친 1650년대 후반, 결혼하여 화가로서 독립하던 1660년대 초반, 화가로서 빛나는 절정의 순간을 보낸 1660년대, 만년에 새로운 모색을 꾀하던 1670년대로 나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