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여성경영인상 받은 김현숙 경신공업 회장

"인간중심 경영이 글로벌 기업 원동력"

등록 2007.05.14 16:45수정 2007.05.14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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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신문

[박윤수 기자] 김현숙 경신공업 회장은 '여성 CEO가 존경하는 여성기업인', '여성 CEO들의 대모'로 알려진 우리나라 제조업 분야의 대표적인 여성기업인이다.

올해로 창립 33주년을 맞은 경신공업은 한국 최초의 국산 자동차인 포니의 배선을 납품하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인천, 경기 화성, 전북 군산, 충남 아산, 경북 경주 등에 사업장을 두고 있을 뿐 아니라 1997년 인도, 2002년 중국 칭다오, 2003년 미국, 2006년 중국 장쑤 등 해외 산업기지를 잇달아 개발, 글로벌 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2003년 수출 1억달러, 2006년 수출 3억달러 달성이라는 성과로 나타났고 총 4300만달러(약 45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외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하는 등 동종업계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김 회장은 1985년 창업주인 남편이 사망하자 회사를 이어받아 대표에 취임했다. 그전에도 일을 돕긴 했지만 자동차 전문가가 아닌 그가 CEO를 맡는 데까진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고. 그 어느 분야보다 남성 중심적인 영역인 자동차업계에서 여성이 CEO를 맡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지금까지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어요. 협력업체 중 홍일점 CEO이니 납품하는 모기업이나 동종업계에서 모두들 주시하고 있기 때문에 무너지면 안된다는 생각에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까를 항상 고민했죠."

경신공업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나날이 발전하는 첨단기술에 발맞춘 적극적인 연구·개발 때문. 91년 기술연구소를 설립해 독자적인 자동차 배선 설계능력을 확보했고, 설립 초기 50여명에 불과했던 연구·개발 인력을 2006년 현재 280여명으로 대폭 증원했다.

그는 "중소기업 중 경신만큼 연구·개발에 투자를 많이 하는 기업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는 "기업 성장의 힘은 '인간 중심의 경영'에서 나온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다. 1000여명의 직원을 가진 노동집약적인 제조업체에서 '노사분규 없는 회사'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은 게 사실. 그는 각 사업장으로 분리되어 있는 조직의 특성을 고려해 각 사업장의 노동조합 지부와 분기마다 노사협의회를 개최하는 등 직원들과 자주 대화의 시간을 가지며 노사갈등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노력했다.

신입사원 입문교육, 커뮤니케이션 활성화, 신바람(Fun) 나는 일터를 만들기 위한 조직활성화 교육, 팀장 리더십 교육,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외국어교육 등 다양한 인재 육성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처음 CEO를 맡고 직접 면접을 봐 채용했던 신입사원들이 20년씩 같이 일하며 각 분야에서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다 자식 같은 직원들이죠. 어제 아산공장에 다녀왔는데 직원들이 앙케트를 했더니 애사심 80%로 나왔다며 어버이날 기념 꽃다발을 안겨주는 데 감동했어요."

또한 김현숙 회장은 여성기업인 대부분이 서비스 업종에 치우쳐 있는 상황에서 제조업 분야의 몇 안 되는 여성기업인으로서 개척정신을 발휘, 후배 여성기업인의 역할모델이자 든든한 후견인이 되어왔다.

여성경제인협회 수석부회장, 인천지회장 등을 맡아 저소득 여성가장 생계형 창업 지원, 우수한 예비 여성창업자 발굴 등에도 앞장섰다. 그는 "여성기업인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이 자금조달"이라며 "그동안의 경험과 인맥을 살려 여성기업인 자금지원에 힘쓰고 싶다"고 전했다.

김 회장의 앞으로의 목표는 2010년까지 10조원 매출을 달성하고 글로벌 톱 5의 기업을 만드는 것이다. 또한 이제 70대 중반에 접어든 만큼 경영 수업중인 아들에게 뒤를 맡기고 앞으로는 돈을 버는 일보다 베푸는 일을 하고 싶다며 "육영사업과 실버산업에 투자하겠다"는 꿈을 전했다.
#여성경영인상 #김현숙 경신공업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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