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온 '추다르크' "표 달라고 말할 때 있을 것"

추미애 전 의원, 3년만에 광주행... "이명박 발언은 광주 모독"

등록 2007.05.16 22:20수정 2007.05.16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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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16일 3년여만에 광주를 방문한 추미애 전 의원이 전남대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16일 3년여만에 광주를 방문한 추미애 전 의원이 전남대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 광주드림 임문철


'추다르크'가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시작했다. 지난 17대 총선 이후 3년여만의 광주 방문이 기점이 됐다.

추미애 전 민주당 의원은 지난 2004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으로 민주당에 대한 호남 민심 이반을 되돌리려 옛 전남도청에서 국립5·18민주묘지까지 3보1배를 한 바 있다. 그의 3배1보는 최소한 총선 결과에서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그 후 첫 광주 방문이다. 본격적인 정치 행보의 시작을 하나의 패배를 안겨준 광주를 기점으로 한다는 점은 흥미롭다.

몸풀기 시작한 추미애

16일 오후 광주를 방문한 추 전 의원은 전남대학교 공과대학에서 '21세기 한국의 진로와 민주세력의 비전'를 주제로 한 강연을 마친 후 열린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정치 현안에 대한 질문에 말을 아꼈지만 대권 의지를 피력했다.

추 전 의원은 '3년만의 광주 방문 소감'에 대해 "3년 전에는 사과를 드리러 왔고 오늘은 인사를 드리려 왔다"면서 "앞으로 또 광주에 온다면 그 때는 '표를 주십시오'라고 말할 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대권도전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추 전 의원은 "결심이 서면 분명하게 표를 달라고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준비라는 것은 내면적인 것도 있고 아이디어를 얻어야 되고 네트워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만간 여의도에 공간을 만들 것이고 천천히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 전 의원은 이른바 범여권의 통합 논의에 대해 "기득권을 버려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그 동안 준비를 하면서 분열에 대해 참 아프게 생각했다"며 "진도(통합논의) 나가는 쪽에서 보면 단어들을 재미있게 쓰고 소통합이니 대통합이니 말이 오가는데 국민과 지지자들은 답답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광주정신과 광주민심은 '통합을 해내라'는 준엄한 명령을 내리고 있다"면서 "만약에 기득권에 사로 잡혀서 통합을 못하게 되면 광주가 심판을 하지 않겠느냐, 이것을 굉장히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분열과 국정실패 책임자, 기득권 포기 더 앞장 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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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드림 임문철

특히나 그는 "우선 분열과 국정실패에 대한 책임이 있는 분들이 기득권 포기에 더 앞장 서야한다"고 강조했지만 '책임자'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을 피하며 "말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라고 했다.

추 전 의원은 '통합의 구체적인 방법'을 묻는 질문에 "구체적인 방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결단과 용단이 중요하다"면서 "결국 큰 통합을 해야한다"고 답했다.

추 전 의원은 정치적 행보와 관련 "민주세력이 '오늘의 좌표가 어디에 있는지', '내일은 어디로 가야하는지' 알아야 한다"면서 "산업화 세력의 굳어있고 경직된 사고로 할 수 없는 창의성을 가진 민주세력이 21세기적인 패션과 스타일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 좌표 설정에 대해서 더 말을 할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통합을 놓고 벌이고 있는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상호 공세에 대해 "그 동안 저는 개개인에 대해서 언급도 하지 않고 삼가하고 있다. 이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면서 "제가 정식으로 할 때는 앞으로는 그런(말할)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추 전 의원은 이날 강연에서 나서 민주세력의 역할을 강조하고 유력 대권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산업화세력으로 규정하면서 "오만하다"고 비판했다. 지난 12일 이 전 시장이 광주를 찾아 무등산 등반대회에서 한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이 전 시장은 지난 12일 "광주의 한을 털어버리고 희망과 번영을 광주에서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추 전 의원은 "이미 스스로 한을 민주평화정신으로 승화시킨 광주정신에 대한 폄하"라며 "민주세력을 부정적 사람들로 내모는 산업화 세력의 왜곡된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광주의 한은 이미 민주주의로 승화, 이 전 시장 오만한 발언"

이어 그는 "민주세력의 가치를 털어버리고 산업화세력에 편승하라는 것은 21세기 시대정신에 맞지 않는 개발독재시대로의 역주행일 뿐이며 광주정신에 대한 모독"이라고 몰아세웠다. 그는 "한나라당의 집권이 높은 것처럼 보이자 급기야 민주세력의 자존심인 광주도 산업화세력에 편승하라는 오만한 주장"이라고 했다.

추 전 의원은 '오만한 주장'의 이유를 '참여정부의 국정실패 논란'이라고 했다. 그는 이에 대해 "(국정실패가)마치 전체 민주세력의 역할이 끝나고 더 이상 미래를 담당할 비전도 없는 것처럼 보이고 있다"면서 "산업화 세력이 미래의 대안인 것처럼 착각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광주는 큰 희생에도 불구하고 가해자에 대한 용서와 화해로써 한을 이 땅의 민주화와 평화정신으로 승화시켰다"면서 "광주정신이 승화된 민주적 가치는 21세기 미래 시대정신의 뿌리이자 새롭게 되살려야 할 자산"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추 전 의원은 17일에는 지지자 200여명과 함께 광주 5·18 국립묘지를 참배하며, 이달 중 여의도에 개인 사무실도 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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