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200여명의 천주교 신자들이 함께한 시국미사에서 천주교인들은 '평화'라는 교회의 참가르침의 의미를 다시 한 번 깊이 나누었다.양김진웅
임문철 주임 신부는 먼저 강론을 통해 "어제는 끊겼던 남북 철도가 이어지는 경사스러운 날로 제주도민 모두가 기뻐해야 할 터인데 4·3 이래 가장 비상시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답답하기 그지없다"고 최근의 제주현실을 거론했다.
이어 "한미FTA로 제주도의 기반이 무너질지 모른다는 위기가 닥쳐오고 있어 이에 대해 논의해도 부족한데 해군기지란 복병을 만났다"며 "제주는 군비확장에 앞장설 게 아니라 서로 교류하고, 대화하고, 협력하는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우려감을 표시했다.
평화기도회를 통한 '시국미사' 직후 김창훈 제주교구 총대리 신부를 비롯한 사제단은 최근 여론조사 방식으로 결정한 해군기지 결정 철회를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 기도회에 돌입했다.
사제단은 단식에 앞서 "우리 천주교 제주교구 사제들은 해군기지 유치문제와 관련해 제주도내 각계각층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신뢰성과 객관성을 잃은 여론조사 방식을 통해 밀어붙이기식으로 결정한 정부와 제주도 행정당국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결정은 평화의 섬인 제주에 참평화를 깨뜨리는 행위일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간 불신과 갈등을 더욱 심화시킬 뿐"이라고 우려했다.
사제단은 특히 "국가 중요사업일수록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화합된 가운데 추진해야 함을 강조했었다"며 "대다수 도민이 해군기지 유치문제에 대한 인식이 없고, 찬·반에 대한 확실한 가치판단이 서지 않은 상황에서 여론조사를 통해 유치결정을 내린 것은 부당하다"고 재차 상기시켰다. 이어 "이에 아랑곳없이 정부와 제주도는 공정한 주민투표의 방식을 묵살하고, 객관성과 신뢰성이 없는 여론조사를 강행해 해국기지 제주유치를 결정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사제단은 "특히 정부는 작은 섬인 제주도를 너무 무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한미FTA협상 추진과정에서도 제주도를 배려하는 척 하면서 그냥 통과시켜 농민 등 대다수 도민들이 분노를 불러 일으켰는데, 여기에다 해군기지 유치결정에 있어서도 밀어붙이기식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의사결정 방식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