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자료사진).오마이뉴스 이종호
독일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DJ는 인천공항으로 환영 나온 중도개혁통합신당의 신국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협상을 시작한다"고 말하자 "좌우간 내가 바라는 것보다 국민이 바라는 것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DJ가 줄곧 "국민이 바라는 것은 양당제도"라면서 "올 하반기로 가면 결국 양당대결로 압축될 것"이라고 말해온 것에 비쳐보면, 19일 말한 '국민이 바라는 것'은 "큰 틀에서 통합해서 한나라당과 양당구도를 만들라"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DJ는 이른바 '박상천 살생부'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제론'으로 당내에서도 비판받고 있는 박 대표에게, 적지 않은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는 대목들이다.
DJ는 지난 4월 4일 박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예방 자리에서도 단일정당을 강조해, 대선직전 후보단일화를 말한 박 대표와 차이를 드러낸 바 있다. DJ가 방송인터뷰 등에서도 '후보 단일화 뒤 통합'을 말한 것으로 보도됐으나, 동교동 관계자에 따르면 "단일정당이 최선인데, 정 안 되면"이라는 조건이 붙은 말이었다.
민주당 분당문제에 대해서도 "민주당도 '나가려면 빨리 나가라'고 했기 때문에 일부 책임이 있다"고 지적해, 박 대표가 "누가 현직 대통령더러 나가라고 했겠느냐"고 반박하기도 했다.
또 이날 DJ는 최인기 의원이 "약간 좌편향, 우편향된 사람도 생존책으로 중도를 말하더라"고 하자 "말이라도 같으면 됐지, 얼마나 다른지에 집착하지 마라"고 꼬집기도 했다. DJ의 생각이 어디에 있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노-DJ, 같은 이야기 아닐 수 있다"
그렇다면 노 대통령이 앞으로는 통합 논의에 대한 비판을 중지할 것인가.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청와대의 한 핵심관계자는 "노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의 말이 같은 이야기가 아닐 수 있다"고 말한다. DJ는 적극적으로 통합을 주문하고 있는데 비해, 노 대통령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인정하겠다는 '소극적, 현실적 수용'이라는 것이다. 이는 최종상황에서는 인정하겠지만, 현재는 통합이 진행과정이므로 대의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계속 말하겠다는 뜻이다.
여기에는 아직 통합논의가 끝난 것도 아니고, 통합주체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통합의 방향과 성격도 달라질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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