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전시실 초입에는 공자와 아이들의 만남을 통해 유교 전반의 이해를 돕는 인형실이 있다. 마침 단체관람 온 초등학생들이 신기한 듯 디지털 그림자극에 몰두하고 있다김기
최근 한류문화의 동아시아 석권 등으로 한국의 문화는 어느 때보다 그 가치를 발하고 있고, 그 한국의 재조명 과정에서 유교문화는 피해갈 수 없는 필연의 주제이다. 그렇게 유교문화는 21세기 들어 새롭게 조명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유교문화권을 유지하고 있는 대표적 지역이 바로 경상북도 안동인 것이다. 그곳에는 아직 일반에는 생소한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심우영)이 안동을 중심으로 한 유교유학 연구에 매진하고 있으며, 민간을 대상으로 해서는 작년 유교문화박물관(관장 박원재)을 개관하였다.
우리나라에 수백 개의 사립박물관이 전국에 퍼져 있지만 당연할 듯 하면서도 없었던 것이 유교문화관련 박물관인데 6월이면 개관 1주년을 맞는다. 유교문화박물관에는 무엇이 있고, 다른 박물관과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찾아가 보았다.
안동시 버스터미널에 내려서 다시 시 외곽으로 빠져 30분 가량을 더 가야 한국국학진흥원과 함께 위치한 유교문화박물관을 만날 수 있다. 터미널에 1시간 가량의 간격으로 배차되는 버스가 있기는 하지만 외지인의 경우 택시를 이용하는 경우가 보통이라고 한다. 박물관 직원들이야 셔틀버스로 출퇴근을 하지만, 안타깝게도 30명의 자원봉사자들과 일반 관람객들은 교통에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버스에서 내리면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한국국학진흥원이며, 산기슭을 따라 배치된 진흥원 건물을 통과하면 산비탈에 선 유교문화박물관이 보인다. 박물관은 4층 건물에 상설전시실 3개 층과 기획전시실 1개 층으로 구분되어 있다. 그리고 박물관 뒤편으로 유물수장고로 쓰이는 부속건물인 장판각 두 동이 세워져 있다. 장판각에는 사립박물관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훈증실이 설치되어 유물의 보존처리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박물관 내부 전시실은 유교라는 고풍스러운 주제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요소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박물관 주관람객이 일반보다는 아무래도 교육적 측면을 감안한 학생들이기 때문에 자연 전시시스템 자체가 전시 주제를 감량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 해도 유교라는 주제도 그렇기에 전시실 분위기도 사뭇 무거울 것을 예상했다가 초입부터 선입견을 훌훌 벗어던지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