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연예인 뺨치는, 환경부 장관

환경부 장관 부르면 행사의 질이 높아지나

등록 2007.05.23 12:53수정 2007.05.23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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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행사에서 유명연예인을 초빙하면 할수록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 최고급 연예인을 초빙하는데 혈안이 되어있다. 시간대별로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출연료에 웃돈을 주면서까지 출혈경쟁을 하고 있는 연예인 모시기가 과열경쟁으로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이러한 가운데 3~5월 석 달 동안 집중되어 있는 각종 환경관련 행사에서 연예인만큼이나 모시기 어려운 사람이 환경부 장·차관이다. 일년 중 3, 4, 5월 석 달 간 진행되는 환경관련 행사는 30~50여회가 넘어갈 정도로 집중되어 열린다. 학회 세미나 및 공청회, 연찬회, 심포지엄, 포럼, 워크숍 등 다양한 형태와 내용으로 환경관련 행사가 집중되다 보니 학회 및 행사를 진행하는 관련단체에서 섭외 일순위로 환경부 장·차관을 꼽고 있다.

이러한 과열경쟁이 있다 보니 실질적으로 환경부 장관이 오지 않지만 형식상 그리고 과시용으로 안내장에는 버젓이 이치범 환경부 장관이 환영사, 혹은 축사를 낭독하기 위해 온다고 제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행사관련자에게 질문을 하면 “오시기로 결정이 된 상태였지만 워낙에 바쁜 일정을 소화하다 보니 부득이하게 오지 못했다”는 짜여진 각본에 따른 답변들뿐이다.

그 만큼 '환경부 장관이 온다, 안 온다'에 따라서 행사의 질이 좌우된다는 말을 행사를 진행하는 주최자들은 공공연히 이야기한다.

실질적으로 환경관련 학회만도 30여개가 넘어가는 실정에서 학회 행사가 집중되어 있는 3, 4, 5월 사이에 환경부 장관을 모시기 위해 학회 관계자들의 노력은 대단하다.
환경관련 학회의 한 실무담당자는 “장관을 학회 행사에 초빙해 환영사 및 축사를 듣기 위해서는 하늘에 별을 따기만큼 어렵다. 더욱이 각종 인맥을 동원해 행사장에 끌어오기 위한 경쟁은 거의 첩보전을 방불케 하고 있다”며 도가 지나친 환경부 장관 모시기 경쟁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렇게 열을 올리는 이유에 대해서는 “장관이 온다고 하면 뭔가 행사의 권위가 더 있어 보이고 참석자들 수도 많아지는 것 같다”고 말해 단순히 겉치레적인 요식행사를 통해 환경행사의 본질적인 알맹이는 뒷전으로 밀려난 양상이다.

시민단체 모 간사는 “환경부 장관이 행사에 발표자도 아니고 특강을 하지도 않는 하나의 객(客)으로서 잠깐 왔다 가는 것에 대해 너무나 많은 열정을 쏟고 있어 주객이 전도된 학회 행사와 세미나가 요즘 들어 많아지고 있어 아쉽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 선진국들은 장관의 본연업무가 많아 행사장에 직접 가기보다 영상 메시지 전달을 통해 대신하거나 대리인을 출석시켜 꼭 연설문을 대독시키지는 않는다.

올해에도 변함없이 겉으로 들어나는 요식행사에 길들여진 우리나라 환경행사에서 환경부 장관은 전지현, 최지우, 장동건, 이준기, 현빈 등 유명연예인을 뺨칠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환경법률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환경법률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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