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문사 입구 풍경이승철
"저 갈매기들 물고기를 잡아먹으며 살아야하는데 저렇게 새우깡에 길들여져서 괜찮을지 몰라? 인스턴트식품이 저들에게도 좋은 식품은 아닐 텐데 말이야."
일행 중에서 누군가 갈매기들을 걱정한다. 정말 그럴 것 같았다. 여행객들이야 재미삼아 던져주는 것이지만 그 맛에 길들여진 갈매기들에게는 어쩌면 생존권이 걸려 있는 문제일지도 모르지 않는가.
그래도 끼룩거리며 뒤따르는 갈매기 떼는 정말 대단한 볼거리로 사람들을 즐겁게 하기에 충분한 모습이었다. 섬과 섬 사이가 좁은 해협이어서 배는 금방 석모도 선착장에 도착했다. 버스는 그대로 배에서 나오자 보문사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산자락은 어느새 짙은 녹음으로 싱그러운 모습이고 길가의 논에서는 모내기가 한창이었지만 이양기라는 기계를 이용하기 때문에 옛스러운 풍경은 찾아볼 수 없었다.
"금강산 맑은 물은 동해로 흐르고 설악산 맑은 물도 동해 가는데, 우리네 마음들은 어디로 가는가, 언제쯤 우리는 하나가 될까. 백두산 두만강에서 배타고 떠나라, 한라산 제주에서 배타고 간다. 가다가 홀로 섬에 닻을 내리고 떠오르는 아침 해를 맞이해보자. 아리랑, 아리랑 홀로 아리랑, 아리랑 고개를 넘어 가보자. 가다가 힘들면 쉬어 가더라도 손잡고 가보자 같이 가보자."
그때 버스 안에서 누군가 마이크를 잡고 구성진 목소리로 홀로아리랑 한 가락을 뽑아 올린다. 애절하게 울려 퍼지는 목소리에 실려 바라보는 모내기 중의 들녘풍경이 어느 듯 잊고 살았던 기억 속의 옛날 풍경을 떠올리게 한다.
해명산 고개를 넘어 잠시 달리자 보문사 입구다. 우선 식당으로 들어가 점심을 먹기로 했다. 어느새 시간이 정오를 넘어서고 있었기 때문이다. 언제 먹어도 맛있는 해물탕이었다. 그런데 반찬 중에 못 보던 나물이 나왔다. 일하는 사람에게 물으니 바다 갯벌에서 자라는 나무제 나물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