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
-일기예보를 하기까지 과정을 간략하게 설명해 주신다면.
"예보를 먼저 파악하고, 방재기상정보시스템에 들어가 현재 날씨 상황과, 구름사진, 레이더 영상 등의 자료를 확인합니다. 그리고 확신이 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기상청에 전화해 통보관님과 직접 통화를 합니다. 그렇게 정리된 내용을 가지고, 오늘 방송 타이틀을 정하고, 순서를 정합니다. 또 그걸 그래픽 선배님께 넘기고, 날씨 입력을 합니다. 기온이나 날씨 캐릭터 등등. 그리고 자리에 앉아 대본을 쓰고, 제가 들어가는 뉴스의 큐시트를 꼭 확인해 날씨와 관련된 기사가 있는지 확인해봅니다. 그래야 대본을 쓸 때 도움이 되거든요.
가령 밤사이 대구에 동전만한 크기의 우박이 떨어져 농가가 많은 피해를 봤다는 기사가 탑으로 나갈 예정인데, 마침 오늘 또 우박 예보가 나와 있습니다. 그렇다면 전 이렇게 대본을 쓰겠죠?
'밤사이 대구지방에선 우박으로 인한 농가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오늘도 경북지방에 우박 예보가 나와 있는데요. 더 이상 피해가 없도록 대비를 잘 하셔야겠습니다' 이렇게요. 대본을 쓰는 건 외우기 위해서가 아니고, 머릿속에 정리를 하기 위한 겁니다. 그다음 의상을 갈아입고, 스튜디오에 올라가기 전 다시 한번 현재 실황을 확인합니다."
-일기 예보하는데 어떤 기법이 있나요? 특히 멘트하는 방법에서요. 최현정 전 기상캐스터는 "날씨였습니다"에서 "다"자를 올려서 독특한 매력(?)을 발산했는데 박신영 기상캐스터는 어떤가요?
"사실 끝을 올리는 건 김혜은 전 기상캐스터가 시작하신 겁니다. 그걸 시작으로 많은 기상캐스터들이 '날씨였습니다'에서 끝의 '다'를 올리게 된 거구요. 저도 한동안 그렇게 하다가 1년 전부터 끝을 낮추기 시작했습니다. 작은 차이인데도 불구하고 반응이 빠르더라고요. 주위에서 훨씬 자연스럽고 좋다고 하셨구요. 유일하게 현정이는 전화해서 왜 바꿨냐고, 당장 끝을 올리라고 하면서 우기더라고요.(하하하 웃음) 하지만 저한테는 끝을 낮추는 게 훨씬 안정적이고 편안해 보이는 것 같아 계속 그렇게 할 예정입니다."
-방송 3사 기상예보(버튼 누르면서 스크린 넘기는 예보 형태)가 천편일률적이라는 비판도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를 말씀해 주세요.
"글쎄요. 그 부분은 저희가 관여할 부분이 아니라서요. 기술적인 부분은 저희도 잘 모르기 때문에 뭐라고 말하기가 어렵네요. 사실 터치스크린을 시도해보려고 한 적이 있지만, 그것도 어려운 것이, 생방송이거나 그럴 땐 불안한 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현재 시스템 여건으로 봤을 땐 버튼을 누르면서 화면 넘기는 방식이 가장 안정적입니다. 그리고 사실 리모컨만 발견되지 않으면 저희가 눌러서 화면 넘기는 걸 모르는 분들도 있습니다."
-일기예보는 생방송인가요 녹화방송인가요?
"뉴스 투데이 같은 경우는 생방송, 다른 방송은 직전 녹화가 원칙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녹화를 했다 해도 상황이 바뀌면 무조건 생방입니다. 그리고 특보 상황일 때는 당연히 생방송이고요. 직전 녹화긴 하지만, 뉴스 시작 10분, 15분 전 녹화고, 저 같은 경우는 조금 버벅거려도 생방송한다는 마음으로 한 번에 갑니다. 제가 하는 오전 9시 30분 뉴스는 생방으로 하고 싶다고 조만간 부장님께 말씀드릴 생각이었는데 이 기사가 먼저 나가버리겠네요."
-과거 김동완 해설위원 시절과 지금의 일기예보는 많이 다른데 그때와 지금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그 분은 통보관님이시고, 저희는 기상캐스터입니다. 아무래도 방송인에 가깝죠. 김동완 통보관님은 직접 일기도를 그리시면서 예측도 하셨지만, 저희는 기상청에서 나온 예보를 가지고 분석해 방송을 합니다. 차이를 설명하자면 '하늘과 땅' 정도."
-곧 있으면 장마철인데 그때는 근무체계가 어떻게 되나요? 밤샘 근무도 하나요?
"장마철뿐 아니라 특보 상황일 때는 다들 24시간 대기 상태가 됩니다. 밤샘근무도 물론 합니다. 작년 여름 오전 11시에 출근해서 다음날 새벽 4시에 퇴근한 기억이 있습니다. 잘 수도 없습니다. 수시로 바뀌는 날씨 상황과 기상특보를 파악하고 있어야, 언제든지 특보에 투입될 수 있으니까요."
-기상청 정보를 받아보기 전에 구름이나 바람 방향 등을 보면 그날 날씨를 예측할 수 있나요?
"사실 저희는 예보관, 통보관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예측은 하기 어렵습니다. 뭐 개인적인 느낌은 말 할 수 있겠지만, 확실하지 않고, 확인되지 않는 내용은 함부로 말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