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산순환도로 황토길로 만들자"

가야산 지키기 연대 충남도에 제안

등록 2007.06.05 11:31수정 2007.06.0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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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가야산에 세워질 철탑과 순환도로 개념도

가야산에 세워질 철탑과 순환도로 개념도 ⓒ 가야산연대 제공

'가야산연대'(공동대표 정범)가 가야산순환도로를 자동차 관광도로가 아닌 사람이 걷는 길로 만들고 가야산을 사적지로 지정하자는 제안을 충남도에 냈다.

가야산연대는 5일 '서산마애불상~보원사지~가야사지'에 이르는 9km 구간을 황토길로 포장해 '백제의 미소길'로 이름 짓고,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에 있는 자연휴양림 3km 구간을 '걷기 명상길'로 하자고 제안했다.

또 일락사, 개심사, 보원사터, 가야사터 길을 각각 등산과 폐사지 탐방로로 만들고 가야사 터에서 보원사터 까지 9km구간을 산악마라톤 길로 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가야산연대는 "가야산은 고대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의 굴곡진 역사를 모두 품고 있는 역사적 배경이 있기 때문에 이같이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정범 스님은 "백제의 미소길은 수십년, 수백년 된 길이 아니라 이 땅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하는 수천 년의 역사를 지닌 유서 깊은 길"이라며 "보원사와 가야사 100개 암자의 스님들이 걸으면서 수행정진 하던 구도의 길이었고 백제시대 중국 등을 드나들던 사신과 해상무역을 위해 지나야 했던 외교 무역의 통로의 역할을 해 오던 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야산은 백제부흥의 꿈을 꾸던 터였고, 고려시대 무신정권에는 반기를 든 망이, 망소이가 은거한 곳, 조선시대 사회변혁을 외치던 동학혁명군의 숨결이 살아있는 곳"이라며 "조선말에는 천주교도들이 숨어들어 살다 마침내 순교의 길을 가고, 해방 후에는 서산, 당진, 예산, 홍성 등 4개군 인민위원회 지도부가 미군정에 쫓겨 죽어간 죽음의 길이었다"고 설명했다.

정범 스님은 "이런 역사를 지닌 성소인 만큼 내포문화권의 중심인 가야산 권역 개발은 자동차를 이용한 눈요기 관광개발이 아니라 인간도 자연환경의 일부가 되고 역사문화를 체험하며 느끼는 관광개발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가야산연대는 백제의 미소길 등 제안과 함께 도로를 정비해 황토길로 포장하고 차량은 지나지 못하도록 해 달라고 요구했다.

가야산연대의 제안에 대해 충남도 건설정책과 관계자는 "좋은 제안이며 받아들일 것은 받아 들인다는 게 도의 방침"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가야산순환도로 건설의 핵심인 차량통행 여부는 가야산연대 등과 충분히 대화를 한 뒤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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