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잠 못 이루는 그대, 한빛광장으로 오라

[사진] 대전 엑스포과학공원에서 열리는 '2007 슈퍼차이나 페스티벌'

등록 2007.06.07 13:26수정 2007.06.07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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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잠 못 이루는 그대, 한빛탑 광장으로 오라. 분수쇼와 불야성이 더위를 식혀 줄 것입니다.
밤잠 못 이루는 그대, 한빛탑 광장으로 오라. 분수쇼와 불야성이 더위를 식혀 줄 것입니다.임윤수
조금 앞질러 가는 건지 모르지만 일찍부터 찾아온 더위에 한여름을 느낍니다. 체질적으로 열이 있거나, 유달리 더위를 많이 타는 특이체질의 사람이라면 생각만 하는 것으로도 시작되는 여름은 끔직할 겁니다.


더위만으로도 그러할진대 날씨라도 우중충해 살갗이 끈적끈적할 정도로 후텁지근한 날이 지속 된다면 이건 단순한 더위가 아니라 악을 쓰듯 참아야 하는 끔찍한 형벌입니다.

간사한 게 인간이라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찬바람 씽씽 부는 겨울엔 여름을 기다렸지만 막상 여름이 되니 겨울이 그립습니다. 겨울 추위야 옷을 더 껴입거나 조금 더 움직이는 운동으로 달랠 수 있었지만 무작정 찾아오는 이놈의 더위는 올무처럼 움직일수록 더하니 대책이 없습니다.

야들야들하고, 바람 술술 통하는 모시바지저고리나 입고, 산들바람 살살 불어오는 강변에서 한량처럼 즐길 수 있다면 좋으련만 대개의 사람들은 그렇지 못할 겁니다. 살랑살랑 흔들리는 나뭇가지에 붙어 맴맴 거리며 한여름을 즐기는 매미 형편도 아니고, 팔자 좋은 강아지(?)처럼 아무 곳에서나 배 쭉 깔고 벌렁 드러누워 더위를 피할 형편도 아니니 다가오는 여름이 부담스럽습니다.

한빛탑을 정점으로 조명시설이 불야성을 이뤘습니다.
한빛탑을 정점으로 조명시설이 불야성을 이뤘습니다.임윤수
평일, 날씨가 궂은 날이면 행사장 전체를 전세라도 낸 듯 한적합니다.
평일, 날씨가 궂은 날이면 행사장 전체를 전세라도 낸 듯 한적합니다.임윤수
어린이들이 좋아 할 그런 모습들도 수두룩합니다.
어린이들이 좋아 할 그런 모습들도 수두룩합니다.임윤수
낮이라면 그래도 덜합니다. 먹고살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다 보면 훌쩍 시간이 지나고, 지지고 볶다 보면 더위를 느낄 수 없을 만큼 바쁘게 시간을 보내느라 끈적끈적한 더위쯤 잠시 잊거나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밤이 되면 그렇지 않습니다. 냉수를 마셔도 목 언저리에서 금방 열이 나고, 등목을 하거나 샤워를 해도 얼마 가지 않아 온몸이 끈적거립니다. 길게 혀를 빼물고 헉헉거리고 싶을 만큼 무더운 날씨, 에어컨을 켜거나 선풍기 바람을 쐬어도 체증처럼 가슴이 답답하게 따라다니는 후텁지근한 여름밤은 명분 없는 고문입니다.


곤하게 잠이라도 들 수 있으면 잠을 자느라 그냥저냥 넘어가겠지만 후끈 달아오른 더위는 밤잠조차 설치게 하는 고약한 심술입니다. 덥고 끈적거려서 짜증, 몸은 피곤하지만 잠을 이룰 수 없으니 짜증, 짜증에 짜증이 더해지니 더 짜증스럽고, 날카로워진 신경 탓에 자칫 시비가 붙거나 말다툼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한여름 밤은 이래저래 잠을 못 자거나 못 이루게 하는 고통이며 심술입니다. 안 오는 잠을 억지로 자려 뒤척거리느라 괴로워하지 말고 다가오는 여름밤이 부담스럽거나, 이렇게도 저렇게도 잠을 못 이룰 것 같다면 한빛 광장으로 나가보십시오.


한빛 광장은 불야성

한빛광장의 밤은 불야성입니다. 지난 5월 4일부터 오는 10월 7일까지 대전 엑스포과학공원에서는 '2007 슈퍼차이나 페스티벌'이 열립니다. 저녁이 되면 한빛탑을 정점으로 설치된 여러 시설에 점등이 되며 한빛광장은 불야성을 이룹니다.

화려하지만 해학적인 모습입니다.
화려하지만 해학적인 모습입니다.임윤수
원색의 조명이 한여름 밤의 더위를 잊게 해 줍니다.
원색의 조명이 한여름 밤의 더위를 잊게 해 줍니다.임윤수
시설물이지만 더 중국 같습니다.
시설물이지만 더 중국 같습니다.임윤수
형형색색, 각양각색의 중국풍 시설들이 알록달록한 원색으로 조명되면서 한빛탑 광장에 밝혀집니다. 설치된 시설물들만 중국풍인 게 아니라 음식을 조리하거나 팔고 있는 사람들, 행사장 안에서 만날 수 있는 대개의 사람들조차 중국인들이니 흡사 화려한 중국거리에 들어선 기분입니다.

시간이 되면 분수에서는 시원한 분수 쇼를 하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가슴을 서늘하게 하는 묘기의 서커스가 이어집니다. 춤을 추듯 음악에 맞춰 분출하는 물줄기, 물줄기에 쏟아지는 화려한 불빛은 부채질보다 시원하고 등목만큼이나 상큼하니 한여름 밤의 더위를 식혀주기에 충분합니다.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다 배가 출출해지면 현지인들이 조리한 음식으로 허기를 달랠 수 있고, 현지인들의 서비스에서 그들의 생활도 느낄 수 있습니다. 일상화된 게 중국 여행이니 많은 사람들이 중국을 다녀왔겠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아직 중국에 다녀오지 않은 사람이라면 중국에 가지 않고도 더 중국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될 수도 있을 겁니다.

가짜가 더 진짜 같듯, 꾸며지고 장식된 거리기에 중국의 거리보다 더 중국 같고 더 화려합니다. 연인끼리라면 달콤해서 좋고, 노약자와 함께 한다면 부담 없이 걷거나 쉴 수 있는 환경이라서 좋습니다.

행사장 곳곳에 마련된 현지 음식에서 중국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행사장 곳곳에 마련된 현지 음식에서 중국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임윤수
한적해서 좋고, 시원해서 좋습니다.
한적해서 좋고, 시원해서 좋습니다.임윤수
한 바퀴 돌아보고 나면 단잠을 이룰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한 바퀴 돌아보고 나면 단잠을 이룰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임윤수
햇살 쨍쨍한 한여름이라면 이래저래 부담이 가겠지만 해 넘어간 저녁, 가족들끼리 모여 오붓하게 시간을 보내기에 딱 좋은 그런 시간이며 분위기입니다. 북적거리는 인파가 좋은 사람이라면 주말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거고, 한적한 분위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평일 저녁이 좋을 겁니다.

날씨가 우중충하면 아무래도 방문객이 적어 더 없이 한적하니 이럴 때 찾아가면 한빛탑 광장을 통째로 전세라도 낸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집에서 일찌감치 저녁을 먹고 가도 좋고, 입장을 하여 행사장에서 한 끼 식사를 해결하는 것도 좋을 만큼 가까운 거리니 일부러 작심하지 않고도 찾아갈 수 있는 지척입니다.

쉬 밤잠을 이룰 수 없을 것 같은 날, 산책을 하며 하루의 스트레스를 불빛으로 털어내듯 한빛탑 광장을 한 바퀴 돌아오면 곤하게 잠들 수 있을 겁니다. 밤잠을 못 이루거나 설치는 그대! 쿨하게 자고 싶다면 불나방의 마음으로 한빛광장으로 발걸음을 해 보는 것도 좋을 겁니다.

덧붙이는 글 | 필자가 한빛광장을 찾던 날, 5월 15일 남쪽 매표소를 통하여 입장한 사람은 50여 명으로 한빛광장을 통째로 전세 낸 듯 한적한 분위기였습니다. 날씨가 약간 궂은날을 선택하면 이렇듯 한적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을 겁니다.

덧붙이는 글 필자가 한빛광장을 찾던 날, 5월 15일 남쪽 매표소를 통하여 입장한 사람은 50여 명으로 한빛광장을 통째로 전세 낸 듯 한적한 분위기였습니다. 날씨가 약간 궂은날을 선택하면 이렇듯 한적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을 겁니다.
#한빛광장 #불야성 #대전엑스포 #2007슈퍼차이나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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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좋아하는 거 다 좋아하는 두 딸 아빠. 살아 가는 날 만큼 살아 갈 날이 줄어든다는 것 정도는 자각하고 있는 사람. '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浮雲自體本無實 生死去來亦如是'란 말을 자주 중얼 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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