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창고' 철거 (주)성담, 고의성 짙어

회사측, 지난달 문화재청 방문시 문화재 지정 부정적 견해 밝혀

등록 2007.06.11 12:18수정 2007.06.11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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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남아 있는 3개의 소금창고 중 하나 ⓒ 시흥시민뉴스

지난 4일 문화재 등록이 추진되고 있는 시흥염전내 소금창고를 (주)성담측이 관계당국에 아무런 통보 없이 임의 철거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주)성담측이 문화재 지정을 앞두고 자신들이 이 일대에 추진하고 있는 골프장건설에 지장을 초래할것을 우려해 고의로 훼손한 정황이 드러났다.

문화재청 담당자는 "지난달 23일 (주)성담측 관계자들이 문화재청을 방문해 협의한 적 있고, 당시 (주)성담 에서는 소금창고를 등록문화재로 지정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나타내 반대의견서를 제출토록 협의 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반대의견서를 제출하라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주)성담이 소금창고를 임의대로 훼손한 부분에 대해 어이없어 했다.

지정문화재와 달리 소금창고는 등록문화재로 지정을 추진하고 있어 주변 부지사용에는 영향을 받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훼손한 것은 경솔한 행동이라는 것이다.

(주) 성담은, 지난 1934년에서 1937년 사이에 조성된 소래염전내의 40동에 달하는 소금창고의 소유주로, 그간 이 일대 20여만평에 18홀 규모의 골프장을 건설 하고자 추진중 이었다. 현재는 그린벨트 사용승인을 요청 이 과정에 대한 허가가 진행중이기도 하다.

(주)성담은 소래염전내, 소금창고 25동을 포크레인등을 동원, 지난 4일 새벽 4시 30분 경부터 철거작업을 진행해 공무원들이 출근하는 9시 이전에 이미 모든 소금창고에 대한 파손을 완료한 상태였다. 이 결과 총 40개동에 달하던 소래염전내 소금창고는 현재 3개동만 남아 있는 상태다.

시흥시 갯골생태공원내 소래염전은 인천 경기권 3대염전, 즉 군자염전, 남동염전, 소래염전 중 앞의 두 염전이 개발에 밀려 사라진데 비해,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염전으로 역사적 보전가치가 높았었다.

또 시흥갯벌을 중심으로 약 200만평에 걸쳐 형성된 염전지역은 다양한 염생식물과 한데 어우러져 환경적 가치가 높아, 내셔널트러스트에서 우선 보전지구로 지정된 10개사이트에 선정되기도 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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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후 잔존물을 모두 치운 상태다 ⓒ 시흥시민뉴스

특히 소금창고는 염전을 대표하는 시설물로써 시흥시는 이 소금창고를 주요 부속물로 하는 폐염전과, 갯골이 형성된 주변부 폭 50미터 등 장곡동 일대 약 45만평을 2010년까지 700억원의 예산을 들여 갯골생태공원으로 조성하기로 하고 그간 이 사업을 추진해 왔었다.

문화재청 또한, 지난 3월 이 같은 소금창고를 등록문화재로 추진하고자, 직권결정한 후 4월과 5월 두차례에 걸쳐 현지실사를 거친후, 어제(7일) 심의위원회를 열어 문화재 등록여부를 결정할 예정 이었다.

하지만 (주)성담측이 소금창고를 무단으로 훼손함에 따라, 그간 등록문화재로 추진되어왔던 소금창고는 없던 일이 되었다. 문화재청 담당자는 "소래염전지역을 등록문화재로 할 것인지 여부는 처음부터 다시 심사를 진행해야 한다. 할지 안할지는 생각 해봐야 한다"고 말해, 그간 시흥시가 추진해 왔던 갯골생태공원 문제도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게 되었다.

한편 (주)성담 측은 이번 철거가 "장마철을 앞두고 안전사고가 우려돼, 철거 한 것이다"고 주장하며, 오히려 자신들과 협의도 않고 일방적으로 등록문화재를 지정을 추진한 문화재청과 시흥시를 비난했다.

(주)성담 측 관계자는 "7일 문화재 등록 심사가 열리는지 여부도 몰랐고, 그렇게 가치가 있는 문화재라면 시흥시나 문화재청에서 사용승락서를 먼저 협의해야 하지 않느냐"며 오히려 관계당국을 비난했다.

이 같은 (주)성담측 관계자의 말에 대해, 이 업무를 맡았던 시흥시 문화진흥과 담당자는 "한마디로 '소탐대실'"이라며 (주)성담 측의 무지를 탓했다. 등록문화재의 경우 (주)성담측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골프장 건설에 지장을 초래치 않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오인 내지는 그조차도 번거로워해 임의대로 철거 했다는 것이다.

또 장마철을 앞두고 안전사고가 우려돼 철거 했다는 변명에 대해서도 "작년에는 장마철이 없었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이 같은 (주)성담의 소중한 문화재유산에 대한 임의훼손에 대해, 시흥시 시민단체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8일 (주)성담의 소금창고 무단철거에 대한 대책을 논의키 위해 모인 시흥시만단체 회원및 시민들은, '시흥 소래염전은 일제강점기 조성된 남한지역 염전중 유일하게 보존되어 있어, 한국염업발전사를 대표할 수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라고 강조하며. '등록문화재 심의를 며칠 앞두고 구염전 소금창고를 무단철거하여, 소중한 문화.관광.자산을 파괴해 버린, (주)성담의 비상식적 행위에 대해 강력 항의한다고 밝혔다.

또한, (주) 성담의 행위에 대응키 위해, 시흥시민단체들은 다양한 항의운동을 펼쳐 가기로 결정했다. (주)성담 및 이마트 시화점(성담에서 운영)에 항의 전화및, 항의글 올리기, 이마트 시화점 앞에서 1인시위및 피켓팅, 서명운동, 촛불문화제 등을 통해, 이번 (주)성담의 행위에 강력 대응키로 했다.

시흥시민들도 이 같은 (주)성담의 처사를 탓하고 있다. 한 지역인터넷 신문 게시판에는 소금창고 철거 관련 기사에 댓글을 달며 큰 관심을 표했다. 특히 (주)성담이 시흥시내 대형 할인점인 '이마트 시흥점'을 운영하고 있는 것을 표적으로, 정왕동 소재 '이마트 시흥점'에 대한 상품 불매운동을 펼치자고 주장해 주목을 받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네이션코리아에도 송고 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네이션코리아에도 송고 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소금창고 #소래염전 #성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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