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트럴파크 풍경하승창
이제 뉴욕에 온 지 10개월이 다 되어 간다. 그동안 짬짬이 여기 저기 다니다 보니 자주 찾는 곳도 생기게 된다. 이런 저런 이유로 가장 여러 번 찾아 간 곳은 센트럴 파크(central park)다.
메트로폴리탄(Metropolitan) 박물관을 찾는 날이면 일부러 공원을 가로질러 가는 길을 택하곤 한다. 울창한 숲과 호수, 넓은 잔디가 어우러져 있는 공원을 걷고 있노라면 마음도 절로 편안해진다. 뉴욕 같은 대도시 안에 이런 공원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마냥 부럽기도 하다.
뉴욕에 도착해서 열흘도 채 되지 않아서 제일 먼저 찾은 곳이 센트럴 파크였다. 콜럼비아 대학에서 볼 일을 마치고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을 가보자 마음먹고 지도를 보니 센트럴파크를 가로질러 가면 되는구나 싶어서 이왕이면 공원도 좀 구경하고 박물관으로 가자고 생각하고 공원의 서북쪽에서 걸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센트럴 파크와의 첫 만남
그 때만 해도 공원이 그렇게 큰 줄은 몰랐었다. 직선으로만 110번가에서 59번가까지 4Km인데, 공원이 어디 직선으로 되어 있는가 말이다. 결국 몇 시간을 공원 안에서 헤매다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을 찾았지만 다시 박물관 안에서 걸어 다닐 생각을 하니 엄두가 나지 않아서 결국 애초 생각했던 박물관은 위치만 확인한 채 돌아오고 말았다. 물론 덕분에 센트럴 파크 이곳저곳을 볼 수는 있었지만 말이다.
오늘도 42번가에서 저녁 약속이 있는 날이라 나서는 길에 공원을 찾았다. 화씨 80도 넘는 더위 속에서 걷다보니 등에 땀이 제법 찼다. 다행히 공원은 전철역에 인접해 있다. 공원에 들어서기 전까지 땀이 후줄근하게 배어 있었지만 공원 안의 나무들이 시원하게 해 준다. 어느 새 땀도 식어버렸다.
금요일 오후라 그런지 아니면 날이 더워서 그런지 정말 사람들이 많이 나와 있다. 공원내 도로에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과 조깅을 하는 사람들이 열심이고, 그레이트 론(Great Lawn)으로 불리는 잔디 운동장에서는 야구시합도 한창이고, 풋볼 공을 주고받는 아버지와 아이들 모습도 흔하다.
가족들이나 친구들이 노는 것을 구경하면서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고, 이것저것 귀찮은 사람들은 잠들어 있기도 한다. 농구코트에는 젊은 친구들이 놀이터와 동물원에는 아이들이 가득 찼다. 시간당 10불에서 12불 정도를 주면 자전거를 빌려 탈 수도 있다. 공연장에서 공연도 있을 터인데, 오늘은 없나? 혹시 영화촬영은? 뉴욕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은 센트럴 파크가 단골메뉴니까….
이런 모습이 뉴욕 사람들에겐 익숙한 장면들이다. 한국에서 인기 있는 미국 드라마 중에 프렌즈가 있다. 프렌즈에 나오는 주인공들이 몰려서 수다를 떠는 카페의 이름이 센트럴파크(central park)을 패러디해서 'central peak'이고 주인공들이 간혹 풋볼 공을 들고 나가는 곳이 센트럴 파크다. 점심 무렵이면 점심을 사들고 공원으로 나와서 먹고 있는 직장인들도 쉽게 볼 수 있다. 그만큼 이들에게 친숙한 공간이다.
센트럴 파크의 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