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6.15 민족통일대축전 민족단합대회가 열릴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북측이 박계동 한나라당 의원을 주석단(귀빈석) 자리에 오르게 할 수 없다고 해서 행사가 무산됐다. 남북 대표단 회의를 마치고 나온 백낙청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가 기자들에게 회의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김철수
[평양=공동취재단, 김태경 기자] 15일 6·15 민족통일대축전 이틀째 행사인 '민족단합대회'가 무산되는 와중에, 북측이 남측 공동취재단에게 취재차량 제공을 중단했다.
이 때문에 남측 공동취재단은 민족단합대회 행사장에서 프레스센터가 있는 양각도 호텔로 이동할 수 없었고 기사 송고 및 위성방송 송출이 모두 중단됐다.
북한 땅에서 남측 인원은 북측이 제공하는 차량과 안내원이 없으면 전혀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취재 차량 지원 중단은 곧 기사 송고 중단으로 이어진다.
남측 공동취재단은 이날 오전 10시 15분께 남측 대표단과 함께 숙소인 평양 양각도 호텔을 출발해 민족단합대회 행사장인 인민문화궁전에 도착했다.
그러나 민족단합대회 본 행사가 한나라당 박계동 의원을 주석단에 앉히는 문제로 파행을 겪었다. 낮 12시 25분께 백낙청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가 본 행사의 일단 무산을 공식발표했다. 남측 취재단은 낮 12시 40분께 평소대로 북측 관계자들에게 기사송고와 위성송출을 위해 프레스센터가 있는 양각도 호텔로 이동하기 위한 차량 제공을 요청했다.
북측 관계자는 처음에는 취재차량을 제공할 듯 바쁘게 움직였으나, 잠시 뒤 태도를 바꿔 "상황을 좀 더 지켜봅시다"며 차량 제공을 거부했다.
남측 취재단은 항의를하며 수차례 북측 관계자와 6·15 남측준비위본부, 통일부 지원단 등을 통해 취재차량 제공을 요구했다. 또 이번 사태가 불러올 파장을 설명하며 적극 설득했다. 그러나 북측 관계자는 "행사 협의에 진전이 있을 수 있으니, 좀 더 기다려보자" "본대와 함께 움직여야 된다"는 등의 말만 되풀이했다.
이후에도 남측 공동취재단은 차량 지원을 요구했지만, 북측 관계자는 아예 자리를 피하며 응하지 않았다. 결국 오후 8시 20분께 본 행사가 무산된 뒤에야 취재차량을 제공했다.
익명을 요구한 6·15 남측준비위 관계자는 "북측이 민간행사에서도 취재차량 제공을 전면 거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며 "아마 실무자들이 아닌 상부 차원에서 비판적 보도를 우려해 지침이 내려온 것 같다"고 말했다.
북측 관계자는 취재차량 출발 직전 "이번 6·15행사가 민족적 단합과 통일을 위한 행사인 만큼 취지에 맞게 보도해 줄 것을 호소한다"며 "저녁에도 남·북·해외 공동위원장을 만나 16일 행사를 개최토록 협의하기로 한 만큼 행사개최에 지장이 없도록 잘 관리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